동네 빵집이라고 얕보지 마세요

‘고급·청결’ 이미지 맞춤서비스 지향

다품종 소량 생산…유행 연구 꾸준히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동네빵집을 쉽게 볼 수 있었고 고소한 냄새에 끌려 자주 들렀던 것도 같은데 요즘은 그러지가 못하다. 제과분야도 프랜차이즈가 시장을 많이 잠식해 동네 빵집들이 상당수 문을 닫았고 남아 있는 곳도 유지하기가 빠듯하기 때문이다.

이런 프랜차이즈 제과점의 대세 속에서 인기를 유지하며 다양한 변신을 통해 명맥을 잇고 있는 동네 빵집을 찾았다.

15년째 굳건히 마산시 자산동 자산삼거리에서 동네빵집을 지키고 있는 ‘로마제과’. 대표 손성란(40)씨는 프랜차이즈 제과점의 시장 공략에 대비해 지난해 8월 건물을 확장해 다시 지었다. 동네빵집의 이미지를 ‘영세하다’에서 ‘고급적이다’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지하에 있던 빵 제작 공장도 매장 바로 옆에 배치해 투명 유리너머로 예쁜 케이크가 탄생하는 모습을 여과없이 볼 수 있도록 공개했다.

또한 프랜차이즈가 소품종 대량생산인 것과 달리 다품종 소량 생산을 내세웠다. 없는 빵이 없는 빵집인 셈이다. 다양한 종류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맞춤서비스를 지향한다.

오랜 세월 동네에서 자리를 지킬 수 있음이 증명하듯 맛은 말 안 해도 보장돼있다. 프랜차이즈와 비교해도 최신 유행에 뒤처지지 않을 연구노력도 꾸준히 한다.

단 것 많은 빵집이지만 개미 한 마리 찾기 힘들 정도로 깨끗함을 유지하기 위해 전문 방역업체에 의뢰해 가게의 위생에 신경을 쓰고 있다.

건물 전체에 조명 처리를 해 불을 밤늦도록 환하게 밝힌다. 홍보의 일환으로 프랜차이즈 빵집들이 매스미디어를 통해 광고를 노출 시키는데 대응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손 대표는 “맛있고 이쁜 것이 있어도 알려지지 않아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며 “동네빵집들이 프랜차이즈의 대단한 자본력에 흔들리지 않도록 치열하게 투쟁 중”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또 가격면에서는 프랜차이즈의 할인혜택이나 대량구매 대량생산의 자본력과 경쟁하기 힘들지만 질 좋은 재료를 고집하고 일일생산 일일 판매의 신선함을 내세워 앞으로도 동네빵집의 터줏대감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빵에 대한 자존심을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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