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갉?”

양산의 한 중학교에 근무하는 교사에 대해 학부모가 수업을 소홀히 한 것은 물론 학생들을 비인격적으로 대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해당 교사에 대한 문제를 도교육청과 양산시교육청 등 교육당국에 제기했으나 납득할 만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문제를 제기한 학부모를 설득하는데 더 열을 올렸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지역 학부모단체는 공식적으로 문제삼을 태세다.

자료사진.
△학부모 “교사로서 자질 없다”
  = 문제가 불거진 곳은 전교생이 48명 정도인 양산의 조그만 학교다. 비난을 받고 있는 교사는 이 학교에서 사회과를 담당했으며, 교무주임 업무를 맡아왔다.

이 교사에 대해 학부모가 제기한 문제는 크게 3가지 정도다. 불성실하게 수업에 임했다는 것과 학생에 대해 비인격적인 언행을 했다는 것. 그리고 지난해와 거의 유사한 시험문제를 출제하는가 하면 문제를 제기한 학생을 협박하는 등 전체적으로 교사로서 자질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학부모가 제기한 3가지 문제 - 불성실한 수업 태도 -비인격적 언행 남발 -유사 시험문제 출제

우선 해당 학부모는 이 교사에 대해 “잡무를 핑계로 수업시간에 항상 10분 정도 늦게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교실에 들어오지 않아 반장이 모시러 가면 책만 달랑 교실로 들려 보내고는 수업을 마치는 상식 이하의 일이 되풀이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하나, 학생들에 대한 인권침해도 심각하다는 주장이다. 학부모는 수준별 보충학습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에게 이 교사와 전임 교장이 “수준별 보충수업을 하지 않으면 공부를 못하고, 공부 못하면 중학교 졸업 못하고 고등학교 대학교도 못간다. 선생님께 미움도 받는다”거나 “너흰 부모가 시키는대로만 하나. 부모가 너희들 대신 살아주기를 하나, 시험을 대신 쳐주기를 하나, 다른학교는 다 하는데 우리만 안하면 이게 뭐냐”는 등 학생의 인격을 모독하고 다그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우유급식을 하지 않는 아이들에게는 “돈이 없어 못 먹니?” “니네 집 우유장사하니?” 라며 비인격적인 발언을 했다는 것.

이와 함께 이 교사는 지난 4월 중간고사를 치는 과정에서 지난해 출제된 시험문제를 그대로 출제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확인 결과 지난 2004년 4월26일 치러진 시험과 2005년 4월25일 치러진 시험의 내용이 문제 순서만 일부 바뀌었을 뿐 대부분 일치했다.

특히 이 사안이 표면화되자 해당 교사는 “작년 문제랑 똑같니 어쩌니 하면서 떠드는 사람이 있는 것 같은데…. 누군지 밝히지는 않겠지만 자신은 알 거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떠들고 다니지 마라”고 하는 등 학생들을 협박했다는 것.

도교육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폭로한 학부모는 “해당 교사는 교사로서 자질이 없으며, 학생들을 협박하는 등 인성에도 문제가 있다”며 “이같은 내용을 처리하는 교육당국도 문제의 교사를 보호하는데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당국 어떤 조치 취했나 = 학부모의 문제 제기 이후 양산시교육청은 해당 학교에 대한 특별장학지도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문제의 교사에 대해 응분의 행정조치를 취했다고 학부모에게 알려왔다. 취해진 조치 내용을 보면 해당 교사는 전 직원에게 사과하고 공개적으로 재발 방지를 약속할 것, 그동안 수업결손에 대한 보충수업을 진행할 것, 학생들에게 사과할 것 등이다.

학부모 “자질 없는 교사도 문제지만 교육당국도 문제”

또 동일한 시험문제 출제에 대해서는 학교장에게 재발방지 각서를 제출토록 했으며, 동시에 교무부장 등 보직을 해임했다. 이밖에 차기 교사 인사 시 해당 교사를 전보 조치키로 했다.

하지만 문제를 제기한 학부모의 마음은 여전히 편치 않다. 오히려 “교육당국이 부적격교사를 옹호하고 있다”며 교육당국에 항의하고 있다. 학부모는 도교육청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불성실한 수업태도와 아이들에게 부적절한 용어 사용 등은 한순간의 실수로 볼 수 없는 교사로서의 기본 자질 문제”라며 “교사로서 자질이 갖춰지지 않은 교사를 아무런 징계조치를 하지 않고 다른 학교에 전보조치하는 것은 또 다른 학생에게 상처를 안겨줄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당국, 특별장학지도 진행…인사시 전보 조치키로

특히 이 학부모는 “전년도와 똑같은 시험문제 출제와 시험문제에 학생들의 실명을 거론해 학생의 인권을 침해한 일 등에 대해서는 교육행정당국이 교사관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교사 “자책하고 있다” = 현재 비난의 대상이 된 교사는 다음달 25일까지 병가를 내고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다. 학교측은 해당 교사에 대해 “병가를 마치고 오면 곧 방학이고 9월 전보조치가 이뤄지면 학생들과 만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교사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정말 당혹스럽다. 지금까지 학생들에게 부족함이 있더라도 정성을 쏟아 왔다고 생각했는데 학부모의 섭섭함이 많은 것 같다”며 “여러 문제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스스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교사 “비인격적 대우 없었지만 스스로 반성한다”

동일한 시험문제 출제와 관련해 이 교사는 “소규모 학교에 교감도 없고 해서 이런 저런 역할을 맡아야 하는 입장이었다”며 “문제에 변화를 줘야 했는데 확연하게 바꾸지 못했으며, 자책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해당 교사는 “학부모에게 사죄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부족한 것 같다. 하지만 맹세코 아이들을 의도적으로 비인격적으로 대하거나 하지는 않았다”며 “고개 숙여서 처벌을 달게 받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학교 교장은 “민원인이 제기한 내용을 토대로 조사를 벌인 결과 해당 교사에게 부분적으로 문제점이 있었다”며 “학교에서는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생각했는데 학부모로서는 납득이 안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