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정구·이수인·김홍신·노무현·이철·박석무·김원웅·홍기훈·유인태·박계동·원혜영…. 지난 날 한 때 청문회 스타로 명성을 날렸거나 금배지를 달고 있던 민주당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97년 4월, 서울 역삼동에 공동투자로 개업한 음식점이 있었습니다. 상호는 ‘하로동선(夏爐冬扇)’. 무용지용(無用之用)의 정치적 의기투합을 보여 준 사자성어 활용입니다. 당시 그 멤버들은 속에서 열불깨나 났던 모양입니다. 겨울 더위인들 안 탔겠습니까. 그래서 그 심서(心暑)를 씻을 ‘겨울 부채’라도 필요했겠지요.

내일(11일)은 단오입니다. 옛 임금들은 단옷날이면 신하들에게 부채를 하사했다 합니다. 지난 1년간의 공도 치하하는 동시에 앞으로도 부채에서 이는 청량한 바람처럼 백성을 잘 다스리라는 뜻으로 말입니다. ‘인치(人治) 국정’ 탓에 온갖 공격에 시달리는 노무현 대통령에게도 단오 부채 같은 게 꼭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꿍따리 샤바라 빠빠빠빠’

한 곡 쏴도 번열날 땐

창포뿌리라도 약 삼으며

번민증 좀 씻어 보시지요

그러면

‘대졸 대통령론’ 땜에

받은 열도 내리잖을까요?

/전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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