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늪, 황새 서식지로 ‘굿’ ”

“논·숲·낙동강 등 주변 생태환경 좋아 주민 공감대 넓히면 세계적 관광지 가능”

속보 = 나라 안팎의 ‘멸종 위기 조류 복원 전문갗들이 황새(텃새)나 따오기 같이 우리나라에서 이미 멸종했다고 알려진 새들의 복원 서식지를 우포늪(소벌) 일대로 삼으면 생태계도 더 나아지고 생태관광지로서 가치도 높아진다는 진단을 내놨다.<7일자 4면 보도>

7일 경상남도의회 2층 회의실에서 ‘람사사이트 우포늪의 관리 보전 방안 국제 워크숍’이 열렸다. 한국교원대 김수일 교수가 말콤 박사와 시용메이 박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발제를 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말콤 콜터(미국) 국제자연보전연맹 황새·저어새·따오기 분과 공동 대표는 7일 경남도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우포늪의 관리·보전 방향’ 워크숍에서 “우포늪은 새가 없어도 아름답지만 황새나 따오기가 복원돼 사람과 어울려 살면 더욱 좋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말콤 대표는 이어 “미국도 지난 40년 동안 ‘어떻게 하면 돈이 될까’에 빠져 마구 습지를 개발했지만 요즘은 생태관광, 특히 조류 탐사가 크게 인기를 끌어 플로리다의 한 습지는 연간 50억~100억 달러 수익을 올리고 있다”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

말콘 대표는 “황새나 따오기의 복원과 우포늪 생태계의 더 나은 보전, 그리고 생태 관광이 맞물려 있는 만큼 이 과정에서 지역 주민의 의견에 귀기울이고 공감대를 만들면 구경하고 쉬어가는 세계적인 관광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과 일본에서 따오기 복원 작업을 한 시용메이(중국) 박사는 “지난 6일 봤을 때 우포늪뿐 아니라 둘레의 논과 골짜기와 숲, 그리고 낙동강 등 따오기와 황새처럼 습지 보전에 필요한 물새를 복원하는 데 뛰어난 조건을 갖췄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시 박사는 “따오기는 둘레 환경 변화에 아주 민감하고 이 때문에 세계적으로 멸종 위기에까지 이르렀다”며 “이처럼 지표종 구실을 하는만큼 우포늪에서 복원하면 ‘람사사이트’로 등록돼 있는 우포늪이 더욱 나아졌다는 증거가 된다”고 밝혔다.

말하자면 정부 입장에서는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로 등록만 해놓고 유지 관리를 제대로 않는다는 평가를 받지 않아도 되며 그만큼 더 유명해지는 만큼 지역경제에도 보탬이 된다는 것이다.

시 박사는 이와 함께 세계에 하나뿐인 따오기 자연 서식지 중국 양시안 마을을 “우포늪 일대와 아주 비슷하다”고 소개하며 “유기농을 하고 숲과 습지를 보존하는 대신 전력 공급이라든지 도로를 개설해 주는 등으로 정부와 지역주민이 협약했다”고 소개했다.

이 박사는 아울러 “지역 주민에게 집 뒤에 사는 따오기의 산란과 부화와 활동을 책임지도록 하고 작으나마 대가를 준다”며 “논과 습지를 터전삼아 사는 새라서 사람과 잘 어울리며 주민들도 세계적인 보호 조류를 돌본다는 사실을 자랑으로 여긴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황새 전문가인 한국교원대 김수일 교수는 “중국 따오기 서식지에 갔을 때 농가 뒷산에서 번식을 하고 곡식을 먹는데도 주민들이 해치지 않고 어울리는 모습에서 감명을 받았다”며 “중국 정부의 강력한 처벌과 단속도 있겠지만 서식지 일대에 농약을 치는 대신 유기농을 하게 하고 번식을 시키면 보상해 주는 정책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남도 관계자는 우포늪을 따오기 서식지로 삼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으며 창녕군 관계자는 우포늪 일대 지역 주민들이 현재 무엇 때문에 불편해하고 있는지를 먼저 보살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날 워크숍에는 마창환경운동연합(공동 의장 이인식)을 비롯한 환경단체 관계자들을 비롯해 경남도의회 경제환경문화위원회 권민호 위원장과 낙동강유역환경청 김상훈 환경관리국장 등 20여 명이 참가했다.

경남도와 지역 환경단체들은 우포늪을 황새·따오기 같은 멸종 위기 조류 복원 서식지로 삼으면 올 11월 우간다 켐팔라에서 열리는 2005년 람사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경남을 다음 2008년 람사총회 개최지로 선정되는 데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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