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감님 횡포를 막을 방법이 없을까요. 일마다 금전적 대가를 요구하고, 이런 요구를 무시하거나 소흘히 하면 교무실에서 공개적으로 면박을 주거나 결재조차도 안 해 주는 경우도 많은데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몇 년 전에도 교육청을 통해 문제제기를 했지만 해결은 안 되고 오히려 해당 교사들만 조사 받느라고 시달렸는데요.”- 창원의 한 중학교 교사.

비상식 활개치는 학교

“아이를 전학시키고 싶은데, 학교에선 안 된다고 하네요. 입학할 때 전학하지 않겠으며, 전학할 때에는 3년 간의 공납금을 다 내야 한다는 서약서를 쓴 적이 있는데요, 공납금 말은 않는데, 어떻게 해야 전학을 할 수 있을까요. 학교나 아이를 밝히면 혹시 전학 가더라도 그 학교에서 불이익을 받지는 않을까요·”- 군 지역 사립학교 고1 학부모.

“장학지도의 날. 2명의 장학사, 2개의 교과에서 3명씩 6명의 교사, 모두 8명의 교사가 나왔다. 1교시 일과를 10분 앞당겨 수업하고, 쉬는 시간 20분을 만들어 인사를 하게 되었다. 전 교사가 회의실에 모여 있고, 뒤늦게 장학사 등장. 공개수업을 해야 하는 해당교사는 다른 학교에 가서 수업장학을 해야 한다는 장학사의 말에 미리 알았더라면 공개수업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주 불쾌해 한다. 학교 공개수업 준비와 함께 한 달에 3곳의 학교로 출장을 가야하니 수업진도를 나갈 수 없으며, 미리 이런 상황에 대해 알려주지 않았던 교육청에 대해 불만이 가득하다.”- 전교조 경남지부 홈페이지 ‘교단일기’에서.

“학부모의 폭언과 위협에 너무 힘들어요. 5월에 전학 온 아이의 학부모가 자신이 아이를 소흘히 대하고 차별한다며, 수업시간에 교실에 들어와 감시하는가 하면 퇴근 후 전화를 걸어 폭언을 해댑니다. 얼마 전엔 피하는 저를 막는다며 제 팔을 할퀴기도 했습니다. 너무 무섭고 괴로워 병가를 냈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한 초등학교 1년 담임교사.

세상에 이게 가능한 일일까. 정답은 ‘가능함’이다. 이 일들은 대부분 내가 전화 또는 직접 면담을 통해 확인한 사실들이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좀 특이한 경우이긴 하지만 현재진행형이고, 이 교감님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오히려 잘못이라는 것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두 번째, 전학 관련 문제는 사립학교 재단의 횡포 중의 하나일 것이다. 세상에! 3년 치 공납금을 다 내야만 전학해 준다니. 이런 법이 또 어디에 있단 말인가. 세 번째, 장학지도는 올해 더 강화된 장학지도로 현장교사의 부담이 커진 반면 관료적이고 권위적이며 일방적인 교육행정은 여전히 활개치고 있음을 잘 나타내주는 사례이다. 네 번째 사례는 실제 학부모나 학생들에 의해 피해를 보고 있는 교사들이 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대책은 전무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경우라 할 수 있다.

내가 답답한 것은 이러한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보다, 명백히 비상식적인 이런 일들이 상식적인 차원에서 합리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데에 있다. 첫 번째나 두 번째 사례는 교육청에서 전화 한 통만 하면 끝날 사안이 아닌가. 왜 이게 안 되는지 불가사의일 뿐이다. 세 번째와 네 번째 사안은 학교 현장의 교사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에 대한 현장감각과 교사들이 가르치는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육여건을 확보해 주어야 하겠다는 교육청의 작은 의지만 있더라도 해결 가능한 일이다.

소문내야 병 고친다

교육청은 현장을 잘 알지 못하고 알려고도 않으며, 학교는 알리려고도 않는다. 안 좋은 일이 학교 밖으로 퍼져 나가기를 바라는 관리자와 교육관료는 없다. 그런 일을 굳이 알리려는 이들이 있다면 이들의 순수성은 의심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병은 소문을 내야 고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 전교조는 그래서 굳이 알리려고 한다. 닫힌 교문은 활짝 열려야 한다.

/전교조 경남지부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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