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들여와 서식지 복원 검토…성공땐 람사총회 유치 탄력

창녕 우포늪(소벌)이 2008년 람사협약 당사국 총회(람사회의)의 경남 유치 운동과 맞물려 황새(천연기념물 199호)나 따오기(천연기념물 198호) 같은 멸종위기 조류의 복원 서식지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따오기
황새는 흔한 텃새였으나 71년 충북 음성에 살던 황새 수컷이 사냥꾼의 총에 죽고 함께 살던 암컷도 94년 9월 숨져 텃새 황새는 우리나라에서 사라졌으며 이후 우포늪과 주남저수지, 천수만과 순천만 일대에 5~10마리 정도 겨울철새로 날아들고 있다.

또 따오기는 겨울 철새로 1800년대 후반까지 흔했으나 66년 판문점에서 한 마리 이후 보이지 않아 현재는 사라진 것으로 짐작된다. 길이는 76.5㎝ 정도며 머리는 희지만 이마·눈·목 둘레는 붉다. 중국에 있는 20마리 남짓이 지구에 있는 전부로 여겨지고 있다.

우리나라 황새복원연구센터는 따오기가 살고 있는 중국에서 국제두루미재단 조지 아치볼트 대표와 국제자연보전연맹 황새·저어새·따오기 전문가 그룹 공동대표 말콤 콜터(미국) 박사 등을 만나 이 같은 중국 따오기를 한국에 들여오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황새 전문가 김수일 한국교원대 교수와 말콤 콜터 박사를 비롯해 중국의 따오기 전문가 시 용메이 박사 등 세계적인 멸종 위기 조류 복원 전문가들이 6일 경남도와 환경운동연합의 초청으로 우포늪 현장에서 답사 활동을 벌여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이날 창녕 유어면 낙동강·토평천 합류 지점에서 토평천을 거슬러 오르면서 사지포·목포·우포·쪽지벌로 이뤄진 우포늪 일대의 생태계와 주변 환경을 둘러보면서 “따오기 등의 서식지로 복원하기에는 우포늪이 최적지”라는 견해를 내놓았으며, 7일에는 이를 바탕으로 경남도의회 회의실에서 ‘람사사이트 우포늪의 관리·보전 방안 국제 워크숍’을 가질 예정이다.

김수일 교수는 6일 “멸종 위기 조류를 인공 번식해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데 필요한 조건을 우포늪이 갖췄는지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차례 답사로는 평가가 끝날 수 없고 습지 생김새뿐 아니라 지역 주민과 관계, 법적 문제 등을 종합 검토하게 된다”고 말했다.

황새
김 교수는 이어 “우포늪의 천연성 자체는 외국 다른 습지들과 견줘도 전혀 모자람이 없다”며 “지역 차원에서 이같은 중요성을 공유하고 인식을 넓혀나가는 작업이 더욱 필요한 시졈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우포늪을 찾은 전문가들은 99년대 후반 중국 따오기를 일본에 복원시키면서 국제적인 권위를 얻은 이들이라 이들을 통해 우포늪이 멸종 위기 조류 복원 사업을 벌이기에 알맞다는 평가를 받게 되면 이 습지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게 된다.

이 경우 우포늪을 끼고 있는 경남으로서는 현재 진행 중인 2008 람사총회 유치 운동이 탄력을 받아 나라 안팎에서 더욱 유리해지게 된다. 이에 따라 정부 습지 보전 정책의 우선순위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람사총회는 3년마다 열리는데 2008년 개최국 결정은 이달 상임이사국 회의를 거쳐 오는 11월 우간다 캄팔라 2005 람사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결정된다. 관례상 다섯 대륙이 돌아가며 여는데 2008년은 아시아 차례다.

한편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2005 람사협약 아시아 지역회의가 열려 다음 람사총회의 한국 유치 지지안을 람사협약 상임이사국 회의에 올리기로 한 가운데 환경부는 이달 안에 개최 도시를 선정한 다음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유치 활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경남의 유치 경쟁 지역으로는 그동안 부산이 꼽혀왔으나 습지의 다양성 등 기반 시설과 국제 행사 유치 경험을 빼면 많은 면이 경남보다 처진다고 보고 사실상 활동을 않고 있어 경남의 유치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람사총회를 유치하면 140여 나라 정부대표단과 국제기구·NGO 등 2000명 이상이 몰려들고 세계 각국 보도 매체가 주목하기 때문에 개최 지역은 세계적으로 이름이 알려지면서 중요 관광지로 떠오르게 되고 여러 회의 시설을 갖추는 가운데 경기가 활성화되는 효과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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