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혜원 지음ㅣ다섯수레, 용돈기입장 쓰기 약속 어기면 안돼!

환성아!

아침마다 용돈 오백원을 받아 짤랑거리며 나갔다가 학교에서 돌아오는 너의 손에 어김없이 불량 식품이 들려 있는 것을 볼 때면 엄마는 너의 용돈이 제대로 된 간식을 사먹기엔 너무 적은 액수라는 생각에 미안하기도 하고 한편 걱정도 되었지.

너의 손에 돈이 들어가기만 하면 금세 사라져 버리는 너의 버릇, 엄마의 오래된 나쁜 습관이었지! 그 습관을 배운 게 아닌가 해서!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난 후 용돈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서 정말 좋았어!

엄마는 너의 친구들과 함께 이 책을 읽고 이야기하면서 놀랐단다. 한 푼도 벌줄 모르는 아이들이 한달에 용돈으로 10만원까지 쓸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용돈을 친구보다 적게 받는 아이들은 부모님에 대한 원망이 많고, 용돈을 많이 받은 친구들은 함부로 돈을 쓰니 돈이 너희들을 망가트릴 수밖에 없지 않겠니?

너희 초등학생들에게 ‘부모님께 바라는 것’에 대한 설문조사의 1위가 ‘용돈 좀 올려 주세요’ 라는 내용도 충격이었다. 그리고 장래희망은 돈을 많이 벌어 마음껏 쓸 수 있다는 생각에 의사, 변호사, 선생님이 될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큰일이야! 노력하지 않고 쉽게 얻겠다는 마음은 심하게 말하면 도둑심보가 아니겠니?

환성아 명심해! 너희들이 어른이 되어서 부지런하고 진실하지 않으면 절대 행복해 질 수 없다는 것을, 알겠니! ?

걱정만 되는 것은 아니야! 알고 있으면 실천 할 수 있으니까 다른나라 상표를 이용하고 사용료를 주어야 한다는 내용에서는 너희들도 깜짝 놀랐지! 베네통 티셔츠에 게스 청바지, 리복 운동화를 신고 영어학원이름의 제니가 맥도널드 햄버거와 코카 콜라를 마시고 닌텐도 게임을 하면서 한국에 살고 있는 은정이의 이야기는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야!

돈이 어떻게 돌아다니는지 알아야 해! 국제통화기금을 빌릴 수밖에 없었던 IMF시대로 지금까지 회복되지 않는 경기 침체는 어른들이 미래를 볼 수 없었기 때문이야! 우리나라 경제와 세계의 정세가 어른들 눈에 보이지 않았던 것이란다.

너희들이 부모님께 매달려 떼를 쓰기만 하면 해결되는, 도깨비 방망이라고 생각한 것처럼 어른들도 외국돈을 너무 많이 빌려서 갚지 못했기 때문이란다.

정신 차리지 않고 살다간 돈 쓰는 것을 쉽게 생각하는 너희가 어른이 된 시대에는 더한 어려움을 겪을 지도 몰라! 엄마랑 같이 노력해보자. 너와 내가 노력한다면 모두가 너와 나처럼 노력할 수 있을 거야! 먼저 실천하는 사람이 많아져야 되지 않겠니?

너희들에게 이 책은 정말 멋지고 꼭 필요한 책이었지? 글을 추천한 윤구병 선생님의 말처럼 가만히 마주 앉아 이야기를 주고받듯 내용을 알차고 쉽게 풀어서 알 수 있게 해 주었고 결국 너희들이 민주세상의 알찬 주인으로 커주길 바라는 마음, 곧 엄마의 마음이기도 해!

용돈을 아껴서 나라의 보탬이 되겠다고 한마음으로 뭉친 너희들에게 고맙다. 용돈기입장을 쓰겠다는 약속 어기면 안돼! 나도 가계부를 쓰겠다는 약속 꼭 지킬게! 용돈에서 해방된 기분이 어떠니?

/김숙녀(논술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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