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YMCA 시민중계실에서 마산 지역 유치원·초·중·고교 학부모 144명을 대상으로 사교육비 실태조사를 한 바에 따르면 조사 대상 학부모의 81.9%가 한군데 이상의 학원을 보내고 있으며 87.5%가 사교육비가 가계에 부담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조사대상의 71.5%가 사교육비를 투자한다고 해서 성적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라고 답하였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없이 사교육 시장에 자녀를 맡기고 있는 현상을 어떻게 분석해야 할까?

이에 대해 함께 실시된 학부모의식조사에서 많은 학부모들이 공교육에 대한 불신, 교육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과 함께 일류대학 중심의 학벌사회가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증대시키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하였다.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 또 그 원인이 잘못된 사회현실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 잘못된 흐름 속에 마냥 자녀를 맡긴 채 사교육비의 부담을 감수하고 있는 학부모들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힘없는 우리가 뭘 할 수 있겠느냐 라는 식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학부모들의 이기심, 왜곡된 자식 사랑 탓이라고 몰아붙이기도 하는데 일면 부정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이미 공교육영역 안에서도 부교재사용, 보충수업 등 변형된 사교육이 엄연히 행해지면서 공교육을 왜곡시키고 있는 현상을 언제까지 학부모들의 탓으로 돌리며 또는 공교육에 대한 불신과 일류지향주의의 사회탓을 들며 사교육시장을 방치해 둘 것인가?

공교육영역에서 학부모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이 차단되어 있는 마당에 교육부의 일관성 있는 명문대 중심의 입시 정책에 의해 사교육시장이라도 자유롭게 찾아다닐 수밖에 없는 학부모들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당사자는 학생들이다. 중요한 교육정책을 세워나갈 때 그 중심에 명문대가 자리 잡고 있기보다 학생이 있어야 할 것이며 명문대가 필요로 하는 학생 선발이 아니라 학생이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가를 학부모들과 함께 고민하는 정책 전환이 시급한 시점이다.

먼저 교육부를 비롯한 교육정책 당국이 해야 할 일은 공교육영역 안에서 학부모들과 함께 이 문제를 고민해 가면서 근본적인 타개책을 마련해 나가는 일이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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