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일입니다. 올 7월이 돼야 만 두 살이 되는 우리집 손주 녀석이 내가 제 밥 떠먹여 주는 사이 사이 신문을 보며 뭔가 중얼댔더니, 갑자기 휭 내 무릎을 벗어나 큰 방으로 가버렸습니다. 잠시 뒤 나타난 녀석은 내게 유아용 책을 들이댔습니다. 그러고는 “하바(할아버지) 하바, 꿀꿀!” 야단이었습니다. 한참을 멀뚱대던 나는 신문 제목 <근로복지공단 직원 5억 ‘꿀꺽’>의 ‘꿀’로 눈이 확 끌리는 순간 알아차렸습니다. “민기야, 알았다 알았어. 그거 ‘꿀꿀’ 돼지 맞지? 그치?” 하고 말입니다.

그 일 이후로 나는 손주에게 밥을 떠먹여 줄 때엔 “자, 냠냠해. 꿀꺽해” 하던 소리를 하지 않고, “자, 냠냠해”로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저 어린 것이 떡잎 때부터 ‘꿀꺽’이라는 말을 입에 담게 될까 봐 두려워져서 말입니다. 노조 간부들의 비리가 고구마 줄기에 달린 고구마처럼 잇달아 딸려 나오고 있습니다. 끝이나 있을지 의문입니다.


옛말 ‘탄도괄장(呑刀刮腸)’을

노조간부여 잘들 새기라

‘칼 삼켜 창자 도려내다’

즉 ‘개과천선하다’ 그 뜻

돈 꿀꺽

욕심 치밀 때마다

칼 삼키는 맘으로 새기라.

/전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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