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음악관이 5년에 걸친 숱한 우여곡절 끝에 오는 6월 15일 ‘근대마산음악사’의 내용을 담고 재개관한다. 음악관 명칭과 전시내용이 문제였다.

마산음악관은 10억 여원의 예산으로 2001년 공사에 들어가 이듬해 11월에 준공을 끝내고 2003년 ‘조두남기념관’으로 개관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조두남에 대한 친일행적이 논란거리가 되었다.

시민단체인 열린사회희망연대는 2002년 12월에 조두남의 친일행적여부를 조사하는 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의했으나 마산시는 2003년 5월 조두남기념관 개관을 강행했다. 시민단체 회원들은 행사장에서 마산시장 등에게 밀가루 세례를 퍼부으며 저지했다. 그 과정에서 시민단체 회원이 경찰에 연행되었다.

시민단체의 비난여론이 빗발쳤다. 마산시는 조두남의 ‘친일의혹’에 관한 공동조사단 구성에 합의했고, 7월에 중국 현지조사가 이루어졌다. “조두남은 일제강점기 만주지역에서 친일 음악활동을 한 혐의가 짙다”라는 조사결과가 발표되었다. 2003년 11월 조두남기념관과 노비산에 추진중인 문학관의 명칭을 정하기 위한 ‘시민위원회’가 구성되었고, 위원회는 마산음악관과 마산문학관으로 공식결정했다.

하지만 이듬해 4월 마산시 의회는 마산음악관으로 바꾸는데 동의하지 않았다. 하지만 7월 16일에 마산시의회에서 마산음악관으로 최종 결정되었다. 전시내용도 문제가 되었다. 조두남을 비롯해 반야월, 이일래, 이수인 등 작곡가 4명으로 압축된 전시인물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긴시간 어려운 과정을 거쳐 마산음악관이 개관된다. 시민의 세금으로 지어지는 기념관이 시민들의 여론을 반영하지 않고, 역사적 인물에 대한 정확한 검증없이 건립되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음악관의 한모퉁이에 마산음악관이 개관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상세하게 기록해 두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앞으로 이러한 사업을 진행하는 자치단체에 교훈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개관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운영이 중요하다. 음악관이 학습의 장, 문화공간으로 올곧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마산시의 노력이 필요하다. 재정지원 뿐만아니라 전문인력 배치도 필요하다. 숱한 난관 끝에 들어선 만큼 마산음악관이 명소로 자리잡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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