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살기 위해 필요한 음식에 3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땅에서 나는 곡식, 채소류 등의 육체가 필요로 하는 음식이고 또 하나는 하늘로부터 마시는 공기로서 육체와 마음이 같이 먹는 음식입니다. 마지막으로 사람으로부터 받는 감정, 정서와 같은 마음이 먹는 음식입니다. 웰빙시대를 맞이하여 우리는 건강식품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호흡을 통해 마시는 공기입니다. 호흡이 얕고 빠르면 산소를 충분히 흡수할 수 없고 결과적으로 혈액성분이 나빠져 각 세포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건강을 해치게 됩니다. 깊고 자연스런 호흡을 방해하는 요인에는 마음의 갈등, 과식, 피로, 나쁜 자세 등이 있습니다. ‘호흡을 바꾸면 인생이 달라진다. 호흡을 잘하면 매일 복 받을 수 있다’라는 말이 있듯이 편안하고 깊은 호흡이 유지될 수 있도록 호흡력을 증진시켜야 합니다.

곡식·공기 그리고 감정

그러나 음식 중에 가장 중요한 음식은 사람으로부터 받는 감정, 정서라는 음식입니다. 부모가 아무리 맛있는 음식과 풍부한 용돈을 주더라도 아이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결핍될 때 아이들은 제대로 자라지 못합니다. 미국의 신생아 사망률이 급격하게 증가된 시기가 있었습니다.

조사결과 대부분의 병원 시설은 양호했으나 신생아들 대부분이 신체적 접촉 없이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그 이후 간호사들이 아이들을 안고 신체적 접촉을 하면서 우유를 먹이기 시작한 직후부터 사망률이 급격하게 감소했습니다. 우리가 먹는 물질적 음식보다 중요한 것은 정서적 음식인 것입니다.

이것은 사람사이에 주고받는 감정에너지로서 긍정적인 에너지와 부정적인 에너지로 나누어집니다. 사실상 우리는 하루에도 가족, 친구, 동료 등으로부터 수많은 긍정 또는 부정의 감정에너지를 받아들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주는 에너지를 받아들이는 방법에 2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기계적으로 반응하는 것이고, 하나는 주도적으로 대응하는 것입니다. 기계적으로 반응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나쁜 에너지에 나쁜 에너지로 반응하는 것입니다.

출근길에 갑자기 끼어 드는 차, 상사로부터의 잔소리 등의 부정적 에너지에 즉각 반응하여 부정에너지를 내부에서 만들어내는 습관을 가진 사람은 하루 생활이 대부분 스트레스와 에너지 소진으로 이어져 활기찬 생활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주위의 수많은 부정적 에너지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기계적 습관에서 벗어나 부정적 에너지가 올 경우 즉시 거부하고 먹지 않아야 합니다.

몸에 좋은 음식을 골라서 먹을 수 있듯이 외부의 자극에 대해 선택해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화가 나는 순간 심호흡을 3번하면 놀랍게도 마음이 평온해지고 부정적 에너지 반입이 중단됩니다. 주도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말과 표정과 행동을 관조적인 자세로 주시하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매일 수많은 감정에너지를 가족, 친구, 동료 등에게 주고 있습니다. 사람 중에는 사랑과 자비와 같은 따뜻한 감정에너지가 넘쳐 나와 사람들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는 반면 나쁜 인상, 태도, 말로부터 나오는 나쁜 에너지 때문에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고 그들의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긍정적 에너지를 방출하자

멋진 인간이란 부와 권력의 소유자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 에너지를 베푸는 사람입니다. 평소에 자신이 플러스 에너지를 많이 방출하는지, 마이너스 에너지를 더 많이 방출하는지 반성해야 합니다. 미소짓는 것, 칭찬하는 것, 관심가지는 것, 배려하는 것 그리고 사랑하고 감사하는 것은 긍정적 에너지의 방출입니다.

그러나 우리사회에서는 사람들이 나쁜 에너지를 서로 서로에게 먹이고 있습니다. 국회에서는 국회의원들끼리 나쁜 감정에너지 먹이기 대회를 수시로 개최하고 있습니다. 극심한 노사대립 또한 회사와 종업원 양측의 에너지를 고갈시킵니다. 가정에서도 부부간에 서로 좋은 에너지를 줄 생각을 하지 않고 상대방에 기대만 합니다. 결과적으로 서로의 에너지만 고갈될 뿐입니다.

매일 가정과 직장에서 사랑의 에너지를 선사하십시오. 그것이 인간의 삶을 살맛 나게 하고 풍요롭게 하는 진정한 음식이며 에너지원입니다. 좋은 사회, 건강한 사회는 일인당 국민소득에 의해서가 아니라 국민사이에 주고받는 에너지의 질이라는 것을 명심해야겠습니다.

/이수원(창원대 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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