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알고 보니...](4)남석형 조합원(편집부)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 한다…’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 중.

  남석형! 흔히들 ‘초빼이의 후예’라고 부르는 남석형 조합원을 떠올릴 때면 언제나 생각나는 시 한 구절이다. 2004년 3월 10일 청운의 꿈을 안고 <경남도민일보>에 들어온 남 조합원도 벌써 막내 티를 벗고 14개월이라는 기나긴(?) 기자 생활을 하고 있다.

   
남 조합원은 초등학교때부터 기자의 꿈을 가졌다고 한다. 딱히 무엇때문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는데 어릴적부터 신문 보는게 재밌었고 신문 오는 시간이 언제나 기다려졌다고 한다. 그렇게 신문이라는 것을 가까이 하다보니 어느 순간 당연히 기자를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꿈에 대한 확신을 고교때 굳혔다고 한다.

  계명대 신문방송학과! 마산이 연고인 남 조합원이 나온 학교는 공교롭게도 대구에 있는 대학이다.  졸업 후 2년간 여러 경험을 했단다. 인터넷 신문은 물론이고 축구잡지(자칭 축구마니아) 등 두루두루 경험을 했다. 

 “내가 가진 여러 가지 ‘스펙’을 가지고는 큰데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작은데서 경험을 해보니 이런 작은 회사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남 조합원은 한 때 기자의 꿈을 접고 유통회사(GS유통)에 입사하기 위해 도전을 했다.

  “대학 때 아르바이트를 해보니 적성이 잘 맞더군요! 1년간 매장 도는 것을 견뎌야 되는데 현실적으로 가능성도 있었고 자신이 있었지요. 그런데 서류전형에서 탈락해버렸지 뭡니까.”
  그러면서도 신문사쪽의 동향도 매일 놓치지 않고 체크를 했다. 전국 신문사 홈페이지는 거의 매일 돌아다니며 모집 공고를 체크했단다. 제주도부터 서울까지 신문사라는 신문사는 모조리 정보를 꿰차고 있었다.

  “경남신문과 경남도민일보가 우연히 같은 시기에 모집하더군요. 그래서 두 군데 다 원서를 넣었지요. 게다가 시험일자가 겹쳐서 선택을 해야 했는데 경남도민일보를 선택한 이유가 두가지 있지요. 첫 번째는 경남도민일보와 경남신문의 성격 차이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고, 또다른 하나는 경남신문쪽에 응시자들이 많이 몰리겠다고 생각해 경남도민일보를 택했지요. 전략적인 차원입니다. 하하하!”

  결국 남 조합원은 전략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 <경남도민일보>의 구성원이 될 수 있었다.
  남 조합원의 대학생활은 지극히 평범했다. 가장 아쉬운 게 동아리 활동을 못했다는 점. 신방과 특성상 신방과 안에 5개의 학회가 있었는데 순진(?)했던 남 조합원은 학회 활동이 주가 되어야 하며 그 때문에 동아리에 가입하면 안되는 줄 알았다고 한다.

  1학년 초기에는 의욕이 있어 신문과 편집에 목을 맸는데 CC(캠퍼스 커플)가 깨어지면서 2학기 때부터는 학교를 안갔다고 한다. 해가 떨어지고 어둑해지면 그녀가 눈에 밟혀 폐인처럼 생활하다보니 ‘학사경고’는 당연히 따라오는 감투. 그에게 아픔을 남긴 그녀는 퀸카였다고 한다. “처음 보니 오래 사귈 스타일이 못되더군요. 네가 충동적으로 그러는 것 같은데…”라며 만류까지 해봤다는데 결론은 그렇게 짧은 만남으로 끝이 났다.

속눈썹이 길고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가진 '꽃사슴'

해떨어지면 술을 찾아 떠돌아다니는 '밤의 하이에나'

 다시는 CC는 안만든다던 남 조합원은 복학후 두 번째 CC를 만들고 만다. 한 학번 아래의 후배와…. 2~3년 정도 사귀었는데 가랑비에 옷 젖듯이 느낌이 스며들어온 그녀. 그녀와의 헤어짐은 웬지 그녀에게 얽매이는 느낌이 들면서 스스로 힘들어졌고, 매일 같이 지내니까 신경쓰이거나 거슬리는 것이 많았다고 한다. 아쉬운 이별…!

  남 조합원은 자기 성격이 ×같다고 한다. 지극히 내성적이며 바꾸려해도 잘 안된다고 한다. 한번 뒤틀리면 뒤끝없이 풀었다 해도 그게 남아 있어 기자 생활에도 장애가 되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단다.

소줏병과 대화하고 있는 남석형 조합원.
  술을 굉장히 좋아하는 남 조합원. “선배가 덫을 던졌고 그 덫을 아프게 생각 않고 빠져나가려는 생각도 없습니다. 그냥 즐기는게 좋겠지요”라며 “술을 끊어야 되겠다고 생각 안하는게 나은 것 같다”고 술에 대한 애찬론을 편다.

  “해 떨어지면 생각나고…. 이왕 못 끊을 거 마음 편하게 쳐먹자! 이게 생활이 되버렸습니다.” 정말 술을 사랑하는 모습이다.

  지금 현재 속해 있는 편집부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만족한단다. 아직까지 잘 모르고 잘 안되지만 재미는 있다는 남 조합원은 “공부를 안해서”라며 지금 자신을 많이 반성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시민사회부와 스포츠팀을 경험해보고 싶고, 궁극적으로는 정치부 기자를 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눈이 예쁜 남 조합원도 독특한 별명이 몇 개 있었다. 고교때는 급한 성격 때문에 말을 많이 버벅거려서 ‘버버리’라는 별명이, 대학 때는 마산에서 왔다며 촌놈 취급을 받아 ‘마산 갈매기’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얼짱’이라는 별명에 대해서 해명을 한다. “사실은 내가 한 얘기가 아니고, 수습때 부국장이 ‘석형아, 니 얼짱 소리 안듣나?’며 붙인 겁니다.” 어쨌든 한번만 믿어주자. ‘로맨틱’이 조금은 묻어 있는 것 같은 남 조합원. 지금은 누굴 찾아 나설 만큼 외롭지 않고, 감정이 메말라 연애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단다. 하지만 예전엔 지는 해만 바라봐도 눈물이 글썽거렸을 정도로 감수성이 풍부했단다.

  이상형은 독특하게 손이 예쁜 여자. 이제껏 만난 여자들이 다들 손이 예뻤단다. 그러면서 자신이 우중충 하기 때문에 밝고 명랑한 여자면 더욱 좋단다. 장기적으로는 기획∙탐사 보도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남 조합원. 가장 친하고 싶은 선배로 사진부 유은상 조합원을 꼽았다.  “남자가 봤을 때 많이 끌리잖아요. 까무짭짤한 게 섹시하기도 하고….”

  속눈썹이 길고 항상 촉촉이 젖어 있는 눈이 아름다운 남 조합원. ‘여자의 눈물을 보고 믿지 마라.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우는 게 여자의 습성이다.’ ‘오늘 우리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어간 사람들이 그토록 갈망하던 내일이다.’ 이 두가지를 생활신조∙좌우명으로 삼고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해 떨어지면 생각나는 술! 오늘도 우리의 ‘초빼이’ 남 조합원은 먹이를 찾아 거리를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처럼 그렇게 신세계 뒷골목을 헤매고 있다.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 하며….

/박근철 노보편집실장

[도미니 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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