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우스개 얘기가 있습니다. 저녁 무렵 신병훈련소에 중대 선임하사를 대동한 중대장이 나타나 환영 연설을 했습니다. 잠시 소개가 있은 뒤, 중대장은 까다로운 두발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두발 문제에서만큼은 다소 자유로운 게 우리 부대의 방침이다.” 이 말에 몇몇 머리가 긴 신병들은 맘이 턱 놓였습니다. “귀관들은 어느 정도 자기 취향대로 머리 길이를 선택할 수 있다. 단 그 길이는 내 머리 길이와 중대 선임하사의 머리 길이 중간이 되도록 깎기만 하면 된다”하면서 중대장은 모자를 벗어 보여 줬습니다. 아 그런데, 그건 반들반들한 대머리였습니다.

이 소화(笑話)식의 궤변이, 지금 두발 자유화 외침이 한창 뜨거운 중·고교의 교사들 입을 통해 나온다면 학생들 반응은 어떨까요?

이런 ‘럭비공’은 없을까요? “일제 때처럼 교사들도 막깎기 머리를 하라. 그러면 우리도 빡빡머리로 뒤따르겠다!”

기율부가 범만 같던 시절

바리캉 불도저가 확 밀어

눈물 돌던 그 고속도로

이발소 가서 없애던 날은

옆자리

상고머리 아이랑

눈 마주칠까 봐 두려웠네.

/전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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