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참 많은 생각을 떠오르게 한다. 함께 본 사람을 기억에서 끄집어 내기도 하고, 나 혼자만의 고민거리였던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하고 때론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그 무엇이 되기도 한다. 한해의 시작을 좋은 영화들과 함께 해보는 것은 어떨까·

KBS위성2TV에서는 5일까지 매일 오후 5시 10분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눈오는 날의 왈츠> <슬램> 등 ‘해외 영화제 수상작 시리즈’ 5편을 마련해 놓았다.

2일에는 <얼지마, 죽지마, 부활할거야(1990년)>로 유명한 비탈리 카네프스키 감독의 두번째 작품 <눈오는 날의 왈츠>가 방영된다. <눈오는 날의 왈츠>는 소년에서 청년으로, 과도기적 상태에서 성인식을 치러 나가는 발레리카의 성장기를 그린 작품으로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3일에는 98년 칸 영화제 황금 카메라상과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다큐 감독 마크 레빈의 첫 극영화 데뷔작인 <슬램>이다. 마치 스파이크 리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새로운 흑인 영화로 TV에서는 보기 드문 작품이다.

4일과 5일에는 이란을 대표하는 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작품이 연속 방영된다.

4일에는 어린이의 티없는 시각이 시선을 사로잡는 칸 영화제 황금 카메라상 수상작 <하얀 풍선>이 시청자를 찾아간다. 이란 사람들은 새해가 다가오면 금붕어를 산다. 설날 장을 보러 간 엄마 손에 이끌려 집에 돌아온 라지에는 시장에서 봐놨던 크고 예쁜 금붕어를 사고 싶어서 안달이다. 하지만 엄마는 들은 척도 않고 콧방귀만 뀌고….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만의 독특한 시각이 순수한 동심의 세계로 관객을 이끈다. 마지막 날에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92년 작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이 작품은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올리브 나무 사이로>와 함께 이른바 ‘이란 북부 3부작’을 이루며 세계 영화제를 휩쓸었다. 영화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를 찍었던 이란 북부 코케 마을에 지진이 나자 그 영화에 출연했던 아역 배우 생사를 확인하러 키아로스타미 감독이 어린 아들과 함께 찾아나서는 과정을 다루며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풀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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