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26명 등교거부

사천교육청이 대방동 늑도에 있는 삼천포초교 늑도분교를 건물 안전진단 결과 낡아서 더이상 사용이 어렵다며 폐교하는 것을 검토하자 학부모와 주민들이 이에 반발해 9일부터 전교생의 등교를 거부, 파문이 일고 있다.

최근 ‘포스코 CF’의 배경으로도 유명한 이 학교는 지난 44년 4월 1일 개교한 이래 학생수 감소로 96년 9월 삼천포초교 분교로 통합됐으며, 교육청은 학교 건물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지난해부터 폐교를 검토해왔다.

이 과정에서 교육청과 학부모는 그동안 4차례나 협의를 가졌지만 학부모들은 학생 통학문제와 지역정서 등을 이유로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폐교대신 낡은 건물을 보수해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합의도출에 실패하자 이날부터 유치원생 2명을 포함한 전교생 26명의 등교를 거부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당초 학교를 보수키로 하고 13억원의 예산 확보에 나섰으나안전진단 결과 동절기 안전 D등급 판정을 받을 정도로 문제가 심각해 폐교를 검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시와 교육청이 분교 폐교와 함께 늑도패총박물관 건립 장소로 활용하기 위해 폐교 절차를 강행하고 있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사태가 자칫 장기화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분교폐교반대 추진위원회 이갑성(45)위원장은 “대부분의 학생이 결손가정 학생인만큼 급식 통학문제 등을 먼저 감안한 다음 교육청이 공청회나 지역 여론을 수렴한 뒤 폐교문제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천시는 현재 지난 97년 창선·삼천포대교 가설공사 때 늑도에서 발굴된 중국 반량전 등 1만 3000여점의 유물을 관광자원화하기 위해 오는 2006년까지 늑도유물전시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건립 장소로 늑도분교 부지를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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