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중부경찰서 유치인 사망사건

속보 = 술값 시비로 연행된 20대 젊은이가 경찰서 유치장에서 목을 매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의 유치인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i도민닷컴 5일자 보도>

지난 5일 오전 6시 40분 송모(29)씨는 마산시 오동동 도로에서 술값시비로 경찰에 연행되었지만 신원조회 결과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부터 사기죄 100만원으로 수배되어 있었던 상태였다. 경찰은 이에 따라 검찰의 형집행장을 발부 받아 송씨를 마산중부경찰서 유치장 4호실에 입감했다.

경찰관계자가 유치인이 목을 맨 위치를 설명하고 있다.
유족 “근무태만”

하지만 송씨는 입감된지 30분만인 7시 10분께 높이 1m 60cm 쯤 되는 유치장 쇠창살에 자신의 등산복 상의를 벗어 목을 맨채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 당직근무자는 뭘했나

근무일지대로라면 당시 송씨가 입감되었던 유치장에서 2~3m 거리에 두명의 경찰관의이 당직 근무를 서고 있어 쇠창살에 옷을 거는 등 이상한 행동을 했을 경우 즉시 대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송씨는 그대로 방치되었다.

이에 대해 송씨의 아버지 송모씨는 “당직 경찰관이 마주보는 자리에 두명이나 있었는데 어떻게 아들을 볼 수가 없었느냐”며 “이는 경찰관이 근무자체를 서지 않았거나 태만했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사실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유치장 안에 설치되어 있던 CC TV를 확인해보기도 했지만 이 조차도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 CCTV 작동 않은 이유는?

유치장 4개 호실에는 각각 1대씩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어 있고 유치장 내부에 2개가 작동되고 있어 실시간으로 유치인들의 행동을 살피고 녹화하게 되어 있다. 이는 유치장과 연결되어 있는 수사지원팀과 상황실에서도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4일 오후 3시 11분 33초부터 5일 9시 45분 39초까지 CC TV 녹화는 되어 있지 않았다. 이 시간은 사건이 발생한 시간을 포함하고 있어 경찰이 CC TV를 지웠다는 의혹도 제기되었다. 하지만 4일 발생한 지하주차장 접촉사고 관계로 CC TV 확인 후 매뉴얼에서 녹화 버튼을 작동시키지 않았다는 것이 경찰측의 설명이다.

5일 경찰 관계자는 “4일 오후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접촉사고를 확인하기 위해 민원인의 요구로 CC TV를 확인한 후 다시 작동 버튼을 누르지 않아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공교롭게도 사건 발생 시간에 이런 일이 발생해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 사건 숨기기 급급…서장 직위해제

또한 사후 대처도 미흡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송씨의 유족이 송씨 자살에 의혹을 제기하며 유치장을 열어달라는 거센 요구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담당 검사의 지휘가 있어야 한다며 유치장을 공개하지 않다가 사건 발생 5시간도 훨씬 지난 뒤에야 검사의 지휘를 받아 유족과 취재진에게 현장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도 카메라를 제외한 취재기자만 입회하게 해 유족의 비난을 샀다. 하지만 취재진이 돌아간 뒤 2시간 이후에 다시 언론사의 카메라 취재를 허용하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사건 지휘 검사는 유족의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부검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마산중부경찰서 송유찬 서장은 유치인 관리 허술에 대한 책임을 지고 5일 직위해제 당했다. 마산중부경찰서는 1년도 되지 못한 채 부하들의 실수로 지휘관이 다시 직위해제 당하는 일이 발생해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5월에도 경찰 간부의 미성년자 성관계로 인한 책임을 지고 해당 지휘관이 직위해제 당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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