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유세 때 야당보다 분위기 좋았는데…” 전패 당황

열린우리당이 4·30 재·보궐 선거 패배 후유증에서 벗어나기 위한 움직임에 분주한 가운데 선거를 지휘했던 당 지도부와 현장에서 뛰었던 당직자들의 패배 진단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대통령 고향’으로 우리당 자존심이 걸렸던 김해(갑) 지역 지원에 나섰던 당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 대해 “질 수밖에 없었던 선거”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다른 지역은 중앙당에서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김해처럼 했다면 이번 재보선 전패는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먼저 지역에 밀착하지 않은 당 지도부의 유세 일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밑바닥 민심을 끌어 모으기에 사람도 지원도 모두 부족한 상황에서 지도부를 수행하는 것 자체가 곤혹이었다”면서 “당 지도부는 지역을 돌면서 얼굴 한번 비추면 지지도가 따라오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질책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지역에 상주한 사람과 중앙에서 지원하는 이들의 역할 분담이 철저했다”며 “이에 비하면 우리당의 유세는 한심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지도도 낮은 상태에서 시작한 이번 선거에서 모든 게 역부족이었다”고 덧붙였다.

김해 당직자 “사람도 지원도 모든게 역부족…당연한 결과”

이에 대해 김해 선거 지원에 나섰던 중앙당 당직자는 전혀 다른 진단을 내렸다.

당 관계자는 “(김해에서) 유세를 한 번 하면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며 “근처에서 한나라당 유세가 먼저 끝나고 뒤이어 우리당이 유세를 한 경우도 있었는데 우리 쪽 분위기가 훨씬 적극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선거라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차이가 너무 많이 난 것 같다”며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러한 중앙당 쪽 진단에 대해 우리당 관계자는 “지역 민심의 흐름을 완전히 잘못 읽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당이 승리를 전제로 한 ‘전략공천’을 했지만 지역민들에게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패배의 지름길”이라며 “중앙당에서 보는 지역민의 반응은 그야말로 그 순간에 그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결과에 대한 시각차는 중앙당과 시·도당 현장 실무자들뿐만이 아니다.

우리당은 당 지도부와 의원들, 당직자와 당원, 당내 개혁·실용 진영 사이에서도 서로 다른 진단을 내 놓으며 책임 여부와 시스템 변화들을 제각각 주문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벌어지는 민주당과의 ‘합당론’과 당 지도부의 책임 여부에 대한 논란들에 대해서도 서로 각자 다른 자리에서 주장만 할 뿐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당 지도부가 6일부터 낙선 사례에 나서며 분위기 수습에 나서고 있지만 당 안에서는 ‘책임’과 ‘바꾸자’는 의견만 일치할 뿐 내용은 모두 제각각”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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