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 첫해 스포츠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줬던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파동이 올해를 넘기고 장기화될 전망이다.

올 1월 창립 총회로 시작된 선수협 파동은 시즌 개막을 한달여 남겨둔 3월 문화관광부의 중재로 시즌 종료후 해결이 기대됐지만 선수협의 사단법인 설립 강행과 구단들의 강력 반대로 새해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하지만 사단법인 설립에 대응해 야구활동 중지를 선언한 구단들과 단체 훈련 거부로 맞선 선수협의 입장이 평행선을 긋고 있어 새해에도 해결 전망은 불투명하다.

선수협은 다음달 3일부터 전화를 통한 팬들의 성금 모금을 결정했고 자립기금 1억여원이 모이는 대로 서울시에 사단법인 설립 신청서를 제출키로 했다.

또 회원들의 소장품 경매 등으로 어린이 야구교실 개최 기금을 마련하고 사회복지 시설을 방문하는 등 지지확산을 겨냥한 사회봉사 활동에 주력키로 했다.

문제 해결의 관건인 사단법인 설립을 강행하고 장기화 국면에 대비, 운영 자금확보와 대외 이미지 제고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야구활동 중지'라는 초강경수를 둔 구단들 역시 “더 이상 내 놓을 카드가 없고 공은 선수협쪽으로 넘어간 상태”라며 종전 입장에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일부 구단들은 이같은 점을 감안해 새해 첫주를 아예 쉬기로 결정, 양측의 대치 국면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선수협과 구단들 모두 대화 의지를 갖고 있어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선수협은 당초 가두 서명 운동을 벌일 예정이었지만 구단을 자극할 수 있다고 판단, 사회봉사활동으로 전략을 수정했으며 KBO 총재가 아닌 8개 구단 사장단 대표들과도 만날 수 있다며 대화 조건도 완화했다.

여기에 선수협 지지를 선언한 시민단체들도 문화관광부에 중재를 요청할 계획이어서 구단들도 뭔가 새로운 카드를 내 놓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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