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창지역 시내버스가 임·단협에 들어갔다. 다시 지루한 협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10차례도 훨씬 넘는 지루한 협의를 거쳐 버스를 세운다는 말이 한두차례 나올 무렵 노사가 손을 맞잡을 것이라는 예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시내버스의 결행과 서비스를 취재한 적이 있었다. 그때 느낀 것은 기사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배차시간을 지키지 못해 소변 눌 시간조차 없고, 식사 시간조차 일정치 않았던 기사들의 세계를 체험하면서 시내버스의 불친절이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취재 중 만난 한 노조위원장은 “기사들이 저임금, 고노동의 열악한 환경에 시달리고 있는데 친절은 무슨 친절이냐”고 항변하던 말들이 이런 생각을 더 굳히게 했다. 그래서 임·단협 때마다 기사들이 고생하는 만큼 임금과 복지혜택도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일어났던 한 시내버스 노조의 채용비리는 버스노조에 대한 불신과 실망만을 안겨주었다. 수법을 살펴보면 3년전에 일어났던 채용비리가 그대로 답습되었다. 취재 중 만난 버스기사는 각 회사 노조들이 연계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고 했으며, 더 드러날 것도 있다고 했다. 그는 검찰의 수사가 확대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본다면 버스비리가 오랫동안 지속돼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뒤집어 본다면 비리가 있는 노조가 기사들의 복리증진에 힘쓸 수도 없었을 것은 뻔하다.

임·단협에 앞서 노조는 기사들의 입장에서 얼마나 생각했는지를 반성해봐야 한다. 교섭 자리에서만 임금 몇푼 더 올려달라고 요구할 것이 아니라, 실제 기사들에게 살맛나는 노동환경이 무엇인지를 곰곰이 고민해 봐야 한다.

기사들은 배차간격이 너무 짧아 죽을 판이라고 말한다. 이 때문에 난폭운전, 신호위반, 달아빼기를 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이는 분명 노조가 힘써야 할 부분이었다.

이런 문제만 해결했다면 기사는 물론 버스를 타는 시민들도 행복했을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이번 임·단협에서는 이것들이 성사되도록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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