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절한다는 것마다 보라는 듯이 터지니….”

최근 학교급식과 관련된 문제가 다시 표출된 것을 두고 도교육청과 일선학교 등 교육계 안팎에서 한숨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각 학교에 대한 지도·감독 의무를 다해야 하는 도교육청의 허탈감은 더한 것 같다.

고영진 교육감이 줄기차게 주창하고 있는 ‘3무 운동’에 포함돼 있는 항목인데다, 도교육청도 일체의 학교급식 관련 잡음을 없애기 위해 최근 각 학교별 담당 장학사를 배정하고 급식현장 방문을 계획하고 있던 터라 이번 일을 접하는 관련자들은 맥빠진 모습이다.

도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사석에서 “근절한다는 것마다 보라는 듯이 터지니 좌불안석인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지나가는 투로 말했다. 공교롭게도 최근 들어 근절의지를 천명하고 돌아서자마자 관련 사고가 터져 나오는 웃지 못할 경우가 한차례 또 있었다.

신학기를 맞아 도교육청은 그 어느 때보다 불법찬조금품 근절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곧바로 학교 주변에는 불법찬조금품 근절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내 걸렸고 일선 학교와 도교육청 홈페이지에도 ‘불법찬조금품 근절 운동’에 동참을 호소하는 배너 광고가 달렸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이런 조치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곧이어 마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불법찬조금으로 밖에 볼 수 없는 기금이 문제가 돼 홍역을 치러야 했다.

잘못을 저지르지 말라며 지침을 내리고 플래카드를 걸어 근절 의지를 과시하는 것, 물론 도움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실행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일련의 조치들이 뒤따르지 않으면 플래카드에 적힌 문구는 말 그대로 ‘헛구호’에 지나지 않게 된다.

도교육청이 3무 운동이나 불법찬조금품 근절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강조만 할게 아니라 그것들을 현장에서 어떻게 실현해 낼 것인지, 그리고 가능한 방법들은 가지고 있는지 반문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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