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말 신항만 명칭 결정을 앞둔 가운데 오거돈 해양수산부장관의 발언에 대해 ‘부산 편들기’논란으로 더욱 논란은 꼬여가고 있다.

〈경남도민일보〉홈페이지에도 신항만 명칭 결정 과정에 감정적 골이 깊어진 부산과 경남의 입장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올랐다.

크게 구분하면 △‘이수호해양개발연구소’의 이수호 님의 대책 없는 소모전을 중단하는 글 △부산·진해 신항만으로 명칭을 결정해 경남과 부산이 상생하자는 자유기고가 ‘김소봉’님의 글에 대한 네티즌의 공방이 오고갔다.

이번 사이버 논쟁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양측이 부산과 경남의 입장을 대변한 주장을 펼친 것은 아니지만 보기 드물게 논쟁의 마무리가 깨끗하게 정리됐다는 것. 부산과 경남 양 자치단체간의 신항명칭 공방도 해답을 찾아내길 기대해본다.

먼저 이수호 님은 ‘지역이기주의는 이제 그만! 신항명칭 결단을 내려라-오버하는 경남과 자만하는 부산의 대책 없는 소모전’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오 장관의 발언에 대한 사퇴 촉구와 대규모 집회, 공사중지가처분 신청 등의 계획을 밝힌 경남 쪽의 반응에 대해 “위협적이다 못해 살벌하다. 대안도 협상이나 조정도 없이 자신의 주장이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실력행사를 하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또 부산 쪽에 대해서도 “소위 해양전문가라는 부산시장은 ‘바다에는 경계가 없다’는 말로 항만에 대한 무지인지 과욕인지 모를 속내를 드러낸다”며 오랜 논란 끝에 평택·당진항으로 이름을 정한 것을 들어 “갈 때까지 가보자는 계획이 아니라면 부산항을 둘러싼 기득권에 대한 자만을 경계하고 자중해야하며 양보가 필요할 땐 과감하게 물러설 줄도 아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그간 신항만 명칭을 놓고 소모적인 논쟁은 두 자치단체간의 무책임이라며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사업구역에 편입되는 해역이 상대적으로 경남지역이 82%로 부산에 비해 절대다수라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18%를 무시할 수 없음도 분명한 사실”이라며 “항만의 국제경쟁력과 양 지자체의 실리를 해치지 않는다는 전제 조건 하에 제3의 명칭으로 협의 조정하는 것이 현재로써 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이 글에 대해 네티즌들은 ‘지역이기주의 타파니 브랜드론이니 하면서 부산신항을 부추긴다’, ‘교활한 이론으로 부산 편들기’라고 공격했고 이수호 님은 “글 내용과는 엉뚱하게 감정을 배설하듯이 상대를 매도하는 것은 곤란합니다”라고 반응했다.

이수호 님의 주장에 대한 네티즌의 토론이 진행되는 가운데 김소봉 님의 글은 더욱 논쟁을 들끓게 했다.

김소봉 님은 ‘부산갈매기를 함께 부르자’는 글을 통해 “자기들 편이 패하면 관중들이 폭도로 돌변하는 곳이 부산 사직운동장”이라며 부산 쪽의 논리를 꾸짖었다.

이어 “독도가 우리 땅이라고 한다면 신항만은 경남땅이고 독도를 일본땅이라고 주장한다면 신항만은 분명 부산땅”이라며 “경남 땅 안에 신항만이 들어서는 데도 독자적인 지명인 진해신항만을 고집하는 게 아니라 부산·진해 신항만으로 타이틀을 걸자는 경남도민의 반듯한 상생의 태도에 부산시민들이 화답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소봉 님의 주장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댓 글들이 줄을 이었으나 비판글도 달렸다. 반대 의견으로 ‘것이다’님은 “남해항이라고 하지 와. 한반도항도 좋제 머. 쌈닭처럼 털 세운다고 달라지나”라고 했고 ‘이호찬’님은 부산이 직할시 승격 전에 같은 경남이었다며 “같은 경상남도 도민이었던 사람한테 니땅 내땅에 눈깔을 뺄갛게 치뜨고 독도를 지들 땅이라고 우기는 쪽바리에 비교하는 독설을 뿜는갚라고 비판했다.

또 이수호 님은 “지금 단계에서 감정싸움은 도움이 되질 않습니다”라며 “경남대책위의 기자회견에서 나온 신문보도의 짜깁기 식 선동문구를 인용했을 뿐 진지한 고찰이 빠져 있습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네티즌의 비난이 쇄도했다.

이 같은 공박이 계속 이어지자 김소봉 님이 다시 온라인에 등장했다. 그는 이수호 님의 지적에 대해 “구태여 개인인 나를 지칭해 공격한 것은 학문을 하는 분의 바른 태도가 아닙니다. 난 잡문이지만 님은 간판을 내건 해양연구소의 학자 아닙니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항상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님의 의견이 맞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많지만 경남사람이기에 받아들일 수 없는 심정도 아울러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이수호 님도 답글을 남겼다. 그는 “지역사람들이 지역을 위해 뭉치고 의견을 낸다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이라며 “선생님의 진심이나 의도에 시비를 드리고자하는 의도가 아니라 잘못되었다고 생각되는 주장과 보도에 근거를 가진 부분에 대해 잘 살펴주시라는 부탁의 글이었습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소봉 님은 “양 시도 간에 불붙은 영토문제(?)가 양 시도의 시민들이 상처받지 않고 타협을 통해 해결이 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선생님의 기고는 정말이지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긍정적인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양 시도의 관료나 정치인들이 선생님의 기고를 읽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라고 답했다.

어떤 사안이든 찬반이 엇갈릴 수 있고 각자의 입장이 같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논란이 거듭될수록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것이 아니라 답을 찾는 토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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