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노래하는 시인도 있지만 우리의 4월은 봄의 생동감과 함께 기념하는 날들이 유달리 많다. 국내정치상황과 관련된 4·19혁명일도 있지만 농부가 씨앗을 뿌린다는 곡우인 지난 20일은 장애인의 날이었다. 그리고 오늘(4월22일)은 정보통신의 날이기도 하지만 제35회 지구의 날이다.

전세계 시민들의 축제

지구의 날은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우기 위해 정한 자연환경 보호의 날이며 오존층 파괴·온도상승 등 환경파괴가 심각한 지구 규모의 문제가 되자 1979년 미국에서 개최되었으나 그 기원은 1970년 4월 22일 미국에서 2000만 명의 자연보호론자들이 대규모의 자연보호 캠페인을 전개한 것을 기념하여 이날을 자연환경보호 기념일로 정한 이래 지금에 이르고 있다. 지구의 날이 세계적 규모의 시민운동으로 확산된 것은 1990년에 이르러서인데 그해 지구의 날 행사에는 세계 150여 개국이 참가하여 지구 보호에 인류공영이 달려 있음을 호소하였다. 한국에서는 공해추방운동연합·YMCA·YWCA·정의구현사제단·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협의회 등 5개 단체의 주최와 100여 개 단체의 후원으로 환경문제의 실천 방안을 모색하여 정부와 기업, 일반국민들에게 보내는 환경문제 메시지를 채택했다.

지구의 날은 지구환경문제에 대한 범시민 각성과 참여를 통해 지구환경위기극복을 위한 뜻을 모으고 표현하는 행사로 전세계 시민들의 축제다. 현재 전세계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184개국 약 5만여 개의 단체가 참여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에서 약 5억 명 이상의 시민들이 참여하는 역사상 최대규모의 행사라 한다. 그리고 특히 올해는 지구의 날 국제네트워크를 통해 ‘아이들과 미래를 보호하자’라는 주제를 마련하였으며 서울 조직위원회는 ‘지구야 놀자’라는 슬로건으로 지구의 날을 준비하고 있으며 4월 24일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4시까지 대학로에서 지구를 위한 한바탕의 시민한마당을 준비하고 있다. 차가없는 거리에서 여유롭게 펼쳐질 다양한 체험마당 속에서 도시의 어른들과 아이들은 소중한 우리의 환경과 미래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아이들 미래 생각해야

지난 1999년도부터 시작된 서울에서의 지구의 날 거리축제는 서울특별시가 후원하고 녹색서울시민위원회가 공동 주최하는 지구의 날 행사에 많은 시민이 참여하고 있으나 우리지역에서의 행사는 거의 없으며 뉴스의 초점이 되지는 못한다.

더더구나 올해의 행사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지구의 미래에 대한 행사는 그 의미가 사뭇 다르다. 날로 심각해지는 환경오염과 서서히 병들어 가는 지구환경 속에서 우리의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더욱 큰 위험에 노출되고 있으며 지구온난화 등 온실가스의 과다배출로 예측불가능한 자연재해는 늘어가고 있다. 그리고 자연에서 뛰어놀아야할 아이들의 쉼터는 개발로 점점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행사의 의미는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한번의 체험행사로 지구의 미래를 생각할 수는 없으나 이번행사로 우리아이들이 살아갈 지구가 자연과 조화로운 녹색의 도시를 만들어가는 우리 어른들의 몫임을 확인해야한다.

우리 어른들이 개발을 통해 이룩한 풍요가 우리아이들의 삶을 윤택하고 편안한 삶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일을 생각한다면 결코 그렇지는 않다. 지금이라도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생각하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실천하여야 한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대책으로 제시된 교토의정서에 대한 대비와 함께 경제난을 타개하기위한 경제성장이 우선이라고 생각할 수는 있으나 풍부한 자원과 자본을 무기로 한 선진국들의 풍요를 따라잡기 위한 개발도상국의 발전에 원동력인 굴뚝산업에 대하여 세계인들의 미래를 담보로 친환경 그린시티를 선진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요구하고 있다.

보고에 의하면 현재 지구의 모든 인류가 선진국의 사람이 누리는 풍요를 위하여 우리에게 필요한 지구는 3개쯤 필요하다고 한다. 기념일이 많은 4월에 하루쯤 실천하는 것으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 남아있는 364일과 계속되는 내일은 우리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고 실천해야한다.

/한도식(UN Agenda 녹색진해 21 추진협의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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