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가 독도와 교과서문제로 4년 만에 다시 뜨거워졌다. 일본은 한국의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을 리가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들의 선동에 놀아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왜 그들은 한두 번도 아니고 계속해서 독도와 역사문제를 일으키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그 원인은 우리 정치인이나 국민의 일관성 없는 대응방식에 있다고도 본다. 아니 심상치 않게 변화하고 있는 주변 국제정세와 관련된 것이 더 중요한 원인일 수 있다.

역사적 수난 우리 스스로 자초

지금으로부터 꼭 100년 전에 일본은 우리의 독도를 변방 시마네현의 고시를 통해 몰래 자국 행정구역으로 불법 편입한 일이 있다. 이 때는 러시아의 막강한 발틱함대가 일본을 공격하러 항진해 오고 있는 전쟁 상황이었다.

당시 영국과 동맹을 맺고 있던 일본은 영국과 미국의 자금을 빌려 1904년 2월에 만주 여순항의 러시아기지를 기습 공격함으로써 러일전쟁을 발발시켰다. 그 후 러시아의 반격에 대비하여 독도뿐 아니라 진해만의 거제도 일부 등을 점거하고 병력을 사전에 배치하였다. 그리하여 발트해를 떠나 8개월여를 항해하여 기진맥진한 상태로 동해에 들어오던 러시아 함대는 거제도 송진포 일대에서 기다리던 일본해군의 요격을 받아 패배하였다. 이 때가 1905년 5월. 그 뒤로 조선은 그만 식민지의 길로 들어서고 만다.

조선말기에는 사회의 구심점이 없었다. 국가의 중심철학은 더 이상 작용하지 않고 한민족 고유의 문화와 사상은 외래종교와 사상으로 혼탁해져 버렸다. 이를 바꾸고자 홍익인간 정신의 인내천사상을 내세운 동학이 일어났으나 왕과 조정은 도리어 일본군을 끌어들여 이를 제압했다. 일본은 당당하게 너무나 손쉽게 이 땅에 들어왔으며 그 사건은 이후 35년간 식민통치를 당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이 기간동안 엄청나게 많은 인명과 정신적 피해를 입으면서 국가 발전이 지체되고 말았다.

역사를 잘 살펴보면 비극적인 경험은 이 때가 처음이 아니다. 신라가 외세를 끌어들여 삼국을 통일하는 과정에서 대륙에 예속되는 역사가 만들어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사대주의에 따라 한민족의 중심철학과 문화가 훼손되었다. 고려 때 복원될 기회를 잃고 조선은 명의 예속 하에 나라를 이어갔으니 우리 정신과 철학은 거의 남아 있지 않게 되었다. 그러면서 국력은 약해지고 수많은 침략을 받아 겪은 많은 고난과 시련은 너무나 끔찍한 것들이다.

두뇌의 힘 기르는 게 핵심

문제는 역사속의 시련과 고통으로 끝나지 않고 어두운 역사의 흔적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이다. 제3국의 교과서나 언론 보도자료 대부분에서 한국은 전통문화가 별로 없고 중국이나 일본문화의 아류에 불과하다고 한다. 우리가 잘못 선택한 역사를 기억하는 중국은 동북공정, 일본은 독도와 교과서문제를 통해 끊임없이 우리를 노리고 있다. 따라서 역사적 수난과 현대 분쟁의 근본원인은 우리에게 정신문화가 약하기 때문인 것이다.

한국을 앞지르고 날로 강성해지는 중국과 동북아 군사패권을 노리는 경제대국 일본 사이에서 우리는 정신 차리지 않으면 100년 전의 상황을 되풀이할 지도 모른다. 군사력이나 경제력 같은 물리력에 의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희망은 없는 것인가. 국제사회와 중국 일본 내 여론을 상대로 우리 입장을 설득하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수준 높은 정신문화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이는 개인의 우수성 그중에서도 특히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우리의 두뇌를 어떻게 잘 쓰느냐에 달려 있다. 수세기동안 우리 뇌는 왜곡되고 오염된 남의 정보를 주로 다루었기에 주인의 자리에 있지 못했다. 두뇌의 힘을 길러 우수한 고유 정신문화를 제대로 알고 소중히 가꾸어 정신적인 방황과 내부의 분열을 치유하여 정신적인 모범국이 되자. 두뇌를 잘 활용하면 평화와 번영의 꿈은 이루어진다.

/황인환(경남 국학운동시민연합 이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