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기록된 뱀

뱀은 <삼국사기>에서부터 등장한다.〈삼국사기〉의‘신라본기’를 보면 나해니사금 34년(서기 229) 4월 뱀이 궁궐 남쪽 창고에서 사흘을 울었다고 기록돼 있다.

그해 9월에 지진이 있었고 10월에 5척 폭설이 내렸다는 기록과 함께 이듬해 3월에 급기야 왕이 돌아갔다고 〈삼국사기〉는 기록하고 있어 당시 신라인들에게도 뱀은 불길한 징조의 동물로 여겨졌던 모양이다.

동서양을 말할 나위 없이 고금의 신화에 등장하는 뱀은 주로 인간을 해치려 하는 사악한 존재로 등장한다.

성경에는 에덴동산의 아담과 하와가 사악한 뱀의 꾐에 빠져 선악과를 먹으면서 타락한 인간 본성을 갖게 되었다고 적고 있다.

우리가 흔히 두 마리의 꿩이 새벽종을 머리로 들이받아 한 나무꾼의 생명을 구한다는 내용으로 알고 있는 강원도 치악산 상원사의 연기설화(緣起說話)에도 뱀이 인간을 해치려다 실패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고, 또 탐욕하거나 호색한 인간이 죽어 뱀으로 환생한다는 설화인 <용재총화>도 전해진다.

그런가 하면 뱀은 신앙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제주도에는 뱀을 토속신앙의 대상으로 여겨 결코 죽이는 법이 없었고, 사당에서는 뱀을 숭배해 사신(蛇神)으로 모시기도 했다는 기록이 곳곳에 남겨져 있다.

제주도가 아니더라도 집에 뱀이 들면 함부로 대하지 않고 스스로 물러나기를 바라는 풍습은 시골마을에서라면 흔히 볼 수 있는 것이었다.

■뱀띠해 어떤 일이 있었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유독 뱀띠 해는 국가적으로 크고 작은 싸움이 끊이지 않았다.

멀게는 AD 9년 기사(己巳)년에 마한이 백제와 싸움에서 멸망했다는 기록과 함께 같은 해 중국의 한나라도 싸움이 끊이질 않았고 로마군이 토이토부르크에서 게르만에게 대패했다.

이후에도 역사는 고구려와 백제의 전쟁(369년 기사년)이나 신라와 왜의 금성전투(393년 계사년), 고구려와 후연왕 군대의 요동성 싸움(405년 을사년) 등 각종 전쟁이 빈번하게 일어난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백성들이 가뭄이나 식량난으로 고생했다거나, 난데없는 혜성이 나타났다는 기록도 뱀의 해에 자주 등장한다.

가까이는 1905년 일본이 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기 위해 강제적으로 을사보호조약을 맺은 해가 뱀의 해였고, 이후 일본군이 미국의 하와이를 공격하면서 시작된 미·일간에의 태평양전쟁이 벌어진 해도 1941년 12월 8일로 바로 신사(辛巳)년이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백제의 왕인이 왜에 한문문화를 전파한 것이나 북위의 승려 담시가 고려에 불교를 전한 해도 405년 을사년이었고, 신라가 황룡사 9층석탑을 건립한 해도 역시 뱀의 해였다.

■뱀띠 해의 일반적인 운세

역술인들은 신사(辛巳)년인 올해에는 모든 일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깊이 생각하고 계획적으로 일을 하지 않으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모든 것이 조용해 보이지만 뱀띠 해는 예측 불가능한 일이 갑자기 일어난다. 뱀이 똬리를 틀고 적을 공격할 때처럼 뱀띠 해에 일어나는 변화들은 아주 빠르고 파괴적이다.

하지만 마산 청봉철학관 이창웅 원장은 “초반기 어렵다가도 후반기에 접어들면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전체적인 운이 잘 풀려나갈 것”이라고 말한다.

이 원장은 특히 내년 초반에는 경제적으로 기업 구조조정이나 은행의 합병 등의 정책으로 약간의 혼란을 겪지만 후반기에 들면서 무난히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치적으로 시민들의 의견을 정부가 수용하는 해며, 남북문제나 대미관계 등 대외적으로도 평화적인 협상으로 순조로운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학운철학관 이중환 원장도 “내년 5월 이후는 전체적인 운이 좋아진다. 내년은 혁신과 개혁을 통해 새롭게 발전의 기반을 마련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내년 위기를 잘 극복하면 2002년 임오년에 전체적인 나라의 국운이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은 사랑과 연애에 성공할 수 있는 해이기도 하다.

또 예술을 추구하기 좋은 해로서 음악과 연극 등이 활발해진다. 패션은 변화가 심해지고 사람들은 보다 세련된 인생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해며, 과학이나 기술의 진보도 뱀띠 해에 많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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