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행(戒行)을 동댕이친 일부 승려들이 횡령·골프·도박 행각에 처자를 숨기는 ‘은족병(隱族病)’ 따위의 스캔들까지 빚어낸 추문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급기야 조계종이 자정선언을 하고 나섰습니다. 96년 8월, 은처승(隱妻僧)과 도박승 문제로 말썽이 일자 송월주 조계종 총무원장이 월하(月下) 종정에게 대책을 마련해야겠다는 초유의 보고가 있은 지 9년 뒤에 또 유사한 사건이 터진 것입니다.

법전(法傳) 스님이 조계종 11대 종정으로 추대된 직후, 종단 운영방침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응한 답변이 새삼스럽습니다. “똥바가지에 맑은 물을 넣어도 여전히 똥물일 뿐입니다. 그릇 자체가 깨끗해야 맑은 지혜가 나오지요. (…) 정화불사를 연 지 40년이 됐지만 정화 방식 자체가 틀렸습니다. (…) 한국 불교의 현재 모습은 수행을 잘못한 데서 비롯된 것입니다.” “승(僧)은 먼저(曾) 사람(人)이 돼야 한다”고 한 파자계(破字戒)의 대변 아닐까요?

낙산사를 앗아간 산불보다

더 무서운 화마는 뭘까?

아 있네. 불(佛) 태운 불(火)

땡추들이 낸 더러운 불!

땡추여

부처님 엿 먹이고서

절이 떠나 주길 기다리나?



/전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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