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시민단체 관계 논쟁

   
온라인 상에서 네티즌들의 논쟁은 시간이 지나면서 초점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이번 주는 경남도민일보 홈페이지 게시판에 오른 예외석 씨의 글에 대한 네티즌의 의견을 통해 사이버 논쟁의 행태를 살펴본다.

그가 던진 화두는 ‘언론과 시민단체의 관계’. 논쟁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판단하기 위해서 예외석 씨의 주장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의 결론은 언론과 시민단체가 상호보완·경쟁 관계이면서 서로 발전을 위해 감시와 비판을 해야 한다는 것.

마산 봉원수원지 표지석이 친일잔재물이냐 근대화 유적이냐는 논쟁으로 표지석 철거를 이끌어낸 단체에 대한 전문성 문제를 지적한 언론의 사례를 든 그는 “너무 일방적으로 시민단체에게 비전문가란 딱지를 들이대기보다는 상호 협조적인 관계로 발전시켜 나간다면 보다 긍정적인 모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며 기자의 전문성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특히 그는 언론의 문제점으로 지역에서 언론의 문제점을 파헤치고 언론개혁을 요구하는 시민단체의 활동에 대해 ‘눈엣가시처럼 항상 견제의 눈초리’를 보내고 자신의 문제를 독자들에게 감추는 언론의 태도를 비판했다. 또 독자와 시민단체의 관심과 지적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언론의 태도에 대해 “건전한 시민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건전한 시민단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분위기를 조성해 주어야 하고 시민단체 또한 그에 걸맞은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언론과 시민단체의 사회발전을 위한 ‘공동선’을 추구하는 존재로 인식된다. 그렇다면 그의 문제제기에 대한 네티즌들의 의견이 어떻게 꼬리를 무는지 보자.

먼저 언론과 시민단체를 ‘건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견인차’라고 표현한 ‘영감쟁이’님은 “상호 건전한 다툼, 비판을 서로 수용할 때 정체성과 아집이 사라지고 패러다임이 꽃 필 것”이라며 “이 사회를 좀 먹는 최대의 적은 비판을 욕이나 공격으로 간주하는 무지”라고 말했다. 이어 ‘암호병’님은 “아프고 고통스럽더라도 서로 비판하고 비판받아야합니다. 특히 지역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시민단체와 지역언론은 당연히 그리해야 합니다”라고 동의했다.

또 ‘김삿갓’님도 “희생을 바탕에 둔 조직들이라면 겸허하게 비판을 수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겠지요”라면서도 “내 안의 파시즘, 그게 더 독소가 아닐지”라고 의견을 올렸다. 여기에 ‘로또645’님은 “언론을 길들이려 하지말고 시민단체들 또한 뒤돌아 볼 시점입니다. 오만과 편견이 없었는지들 말입니다”라고 덧붙이자 이어지는 논쟁은 ‘오만과 편견’이라는 표현에 시선이 집중된다.

‘내일의죠’님은 “사물을 판단함에 있어 늘보고 듣는 소문, 신문, 방송이 주는 정보에 의해 판단할 수밖에 없는 인간은 영원히 사물의 정확한 본질을 모를 수밖에 없지 않겠소”라며 오만과 편견이 있을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어 “자신의 판단이 제한된 정보에 의한 잘못임을 깨달았을 때 반성하고 바로잡을 수 있는 존재”이기에 인간이 위대하다며 언론과 시민단체는 서로에 의해 길들여져서 안된다고 주장했다. 또 ‘공적인 가치를 지키기 위한 오만과 편견’을 강조한 그는 “위선의 세상과의 전쟁에 어찌 적이 없을 수 있겠소”라며 “그 적도 신이 아닌 인간이기에 등뒤에서 칼을 꽂는 비겁한 짓을 하지말고 ‘인간에 대한 예의’는 지켜야 겠지요”라고 강조했다.

오만과 편견에 집중되자 화두를 던졌던 예외석 씨는 “도민일보의 일부 기사나 글을 비판한 것은 편견과 억측에 사로잡힌 것이라는 주장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논리인지 … 도민일보나 독자들도 윈-윈을 알고 있을 텐데”라며 교통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논쟁을 지켜본 ‘네티즌’님은 “영원한 오월동주는 없다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건강하게 활동하는 시민단체와 진보언론이 게시판에서 패싸움을 하는 듯한 행동들은 상쾌하지 못합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지던 논쟁의 말미에서 해석하기 어려운 글이 올랐다. ‘셰퍼드’님의 ‘셰퍼드-진돗개 론’. 그는 셰퍼드를 진돗개와 비교해 ‘지조없다, 천대받아도 싼 놈, 허우대는 좋지만 천성이 저질’이라며 “예 모라는 사람이 셰퍼드인가 아니머 진돗개인가 판단해보라며 ‘네티즌’의 의견에 대해 “와 언론사하고 시민단체만 부각을 시키면서 마치 양쪽이 치고 박고 하는 것처럼 매도를 하는고 희한합니데이”라고 대응했다.

이에 ‘나 또’님은 “그기다가 왜 개판을 갖다 붙이는지”, ‘네티즌’님은 “부처는 모든 게 부처로 개에게는 모든 게 개나 똥으로 보입니다. 개하고 시비하지 맙시다”라고 대꾸했다.

그러자 ‘셰퍼드’님은 논쟁의 흐름과 관계없이 경남도민일보를 비꼰 듯한 글을 올렸다. 그는 “마을입구에 큰 농장을 지키는 셰퍼드들이 여러 마리 있었는디, 농장을 운영하던 주인이 망해 갖고 길거리를 떠돌게 되었는데, 춥고 배고프니까 급하게 동네사람들을 모아 놓고 집 한 채만 지어주고 밥만 먹여주면 마을 입구에 살면서 다른 개들과는 질적으로 다르게 도둑을 잘 지키겠다고 했는기라요. 솔깃한 동네사람들은 없는 돈에 조금씩 돈을 모아 집도 지어주고 밥도 주게 되었는디. 어느 날 셰퍼드끼리 밥그릇 싸움이 일어났다는군요”라며 셰퍼드 농장 이야기를 계속 올리겠다고 했다.

그의 글은 6000여 명의 도민주주신문으로 창간된 경남도민일보의 지난 2003년 경영파동을 비꼰 투다. ‘셰퍼드’님이 과연 ‘셰퍼드-진돗개 론’을 통해 언론과 시민단체의 관계를 어떻게 정리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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