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말쯤 부산에서 진해에 이사를 왔다. 지금껏 전국 열 한곳을 이사 다니며 각 도시마다 나름대로의 정을 느끼며 적응을 잘 하고 살았는데, 2주일쯤 지난 지금 이 도시는 정말 있을 게 없는 뭔가 미흡한 도시라는 느낌이다.

일주일 전쯤 워크맨이 고장나 시내 근처 ‘ㅅ오디오’라는 곳에 물건을 맡겼다. 외가댁이 원래 진해였는지라 오래 전부터 지리를 잘 아는 누나의 추천을 받았고, 오래된 곳이라 잘 해줄 것이라는 말도 덧붙임은 물론이었다.

그로부터 그곳을 방문한 지 대여섯회. 이틀이면 될 거라는 말이 벌써 일주일이 훌쩍 넘었다. 갈 때마다 주인은 없고, 핸드폰으로 연락하면 늘 출장중이란다. 결국 오늘은 약속시간을 정해 아침 10시쯤 매장에 찾아갔다. 물건을 주며 만원이라고 하길래 비싸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물건을 드디어 되찾는다는 생각에 값을 치루려는데 아뿔사! 워크맨의 홀드 키가 작동이 안되 그곳을 고쳐달라고 했는데 처음 그대로였고, 어디를 손보았는지 모르겠는데도 수리비 만원이라고 한다. 하루 더 맡기라길래 다른 곳에 맡기겠다며 가지고 나왔다. 물론 물건값은 치르지 않았다. 과연 손은 보긴 본 것일까. 일주일 보관한 값으로 만원을 달라는 것은 아니겠지.

경찰서 옆 ㅎ은행도 마찬가지다. 직원별로 업무이해가 달라 마치 일을 처리해 줄 수 있을 듯 이야기해서 서류와 도장을 가지고 찾아갔건만 뒤늦게 직원이 일을 잘못 이해한 거라면서 처리가 불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4월만 되면 이곳저곳에서 관광객이 몰려드는 이름있는 도시인 진해의 상점이나 공공기관의 서비스는 시골 수준인 듯 하다. 이제 이 곳도 뜨내기에게 친절해야 살아남을 만큼의 도시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지키는 붙박이들의 서비스 수준은 바닥을 치고 있음이 참으로 안타깝다. 과연 이 도시엔 상가협회라는 것은 존재하는 것인지, 그들은 모여 무엇을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이곳에 이런 글이 어울리지 않음을 알고 있음에도 진해의 발전을 위해 한마디 덧붙이고자 글을 쓰게 되었다. 하루하루 늘 번창하는 진해가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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