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확장만이 살길”

   
지난달 31일 오전 11시 30분, 제5대 경남도민일보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허정도 대표이사를 만났습니다. 1시간 30분 가량 계속된 이날 대담에서 노보편집실 박근철 실장과 남석형 차장은 허 사장과 허심탄회하게 조합원들이 궁금해 할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시간 관계상 더 많은 질문을 하지 못한 점은 양해바랍니다.

- 제5대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소감은?
  △ 아직까지 어리둥절하다. 오늘 아침 잠에서 깬 후 내가 아직도 건축설계를 하고 있는 줄 알았다. 그만큼 아직 도민일보 사장이 되었다는 것에 적응이 잘 안됐다. 아직도 그런 몽롱한 상태다.
  게다가 생소한 언론사 사장으로… 여전히 무게에 짓눌려 있는 상태다. 어떤 자리에 참석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하는 것이 언론사 사장으로서 도움이 되는 것인지 판단하는게 내 일인데, 그런 부분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
  어쨌든 경남도민일보에 애정을 가진 사람으로서 정말 가슴 벅차고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이것이 끝까지 지속되었으면 한다.

  - 너무 순식간에 사장에 선임됐는데 부담스럽거나 당황스러운 점은 없는가?
  △ 내 생활신조가 하나 있다. 내가 어떤 조직의 리더를 맡을 때 여기서 내가 맡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면 맡고 그 반대로 다른 사람이 맡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면 나는 절대로 그 리더를 맡지 않는다.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는 그것이 내 삶의 지혜다.
  주주총회 때 주주들이 사장 선임에 대해 너무 급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었다. 그때 경영국장이 두 가지를 말했다. 지역언론육성지원이 코앞에 다가온 점, 중소기업 육성자금을 대출 받는데 있어 유리한 조건에서 받을 수 있는 상황까지 왔는데 지금 사장이 없다면 그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간다는 점이 그것이다. 그 소리를 듣고 이사들이 동의를 했다. 5명의 사외이사 중 내가 맡게 된 것은 그래도 내가 5명중 가장 오래되었기 때문에 맡게 된 것 같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피해가 많다. 아직 건축일은 정리가 안된 상태다. 건축일은 설계능력을 보고 오는 것이 100%다. 그런데 지금 일이 바뀌어 복잡한 상태다.

 -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경영철학은 무엇인가?
  △ 평소 살아온 철학대로 할 것이다. 항상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습관화 되어 있다. 세세한 계획까지는 아직 못 세웠지만 고쳐야 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점은 ‘창의성’을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모든 인맥을 동원해 볼 계획이다. 이 또한 지금껏 내가 잘 살아왔는지 못 살아왔는지에 대한 증명도 될 것이다. 이러한 모든 인맥의 동원, 이것을 ‘저인망’이라 표현하고 싶다.
내가 시민단체 일을 오래했는데 이는 운동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가장 필요한 덕목이다. 저인망은 모든 것을 쌍끌이 한다는 의미다.
내가 경남도민일보 사장으로서 도민일보에 대해 부인, 친구, 자식, 부모부터 설득해 나가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그것은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는다.
  건축일은 특수한 사람이 고객이다. 하지만 신문은 모든 사람과 관련이 있다. 처음에는 개혁신문이라 말하는 사람이 점차 구독권유, 광고, 주주로 참여해 나가는 그런 밑바닥을 훑어 나갈 것이다. 시민운동을 하면서 그런 경험을 많이 쌓았기 때문에 그렇게 할 자신이 있다. 어느 행사에 가서 사장이라고 단상에 앉아 어깨에 힘만 주면서 폼만 잡는 그런 행동은 안할 것이다.  요는 ‘창의성’ ‘저인망’을 경영에 접목하는 것이다.

- 경영흑자전략은 있는가?
  △ 인터넷 부분에 있어 생각하고 있는 것은 지금 우리 경남지역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느냐 궁금할 때 경남도민일보 사이트를 클릭해보면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그런 이미지를 심어줘야 한다.
그렇게 하면 도민일보를 안 볼 수 없다. 일종의 이미지 전략이다. 예를 들면 우리가 운동화 하면 나이키를 떠올리고 무의식 중에 그것을 사는 것과 같은 것이다.

 또한 선점효과도 중요하다. 오마이뉴스, 다음 등이 히트를 친 것도 그 분야에서 먼저 선점을 했기 때문이다. 먼저 선점하면 두 번째 주자는 따라잡기 힘들다. 그것은 결국엔 취재기자들이 열심히 뛰어 다니며 기사를 작성해 주는 등 그런 노력들이 뒤따라야 한다.

 그렇다면 종이신문 전략은 뭐냐…. 온라인이 잘 되려면 오프라인이 뒷받쳐줘야 한다. 온라인이 뜨고 있지만 그렇다고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것은 아니다. 있다가도 없어지는 것이 온라인의 속성이다. 반면 오프라인은 위축은 있지만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여전히 구독 확장이다. 이 구독확장만이 살 길이다.(강조!!)

 내가 주주로 있을 때는 경쟁신문에 비해 양적 부분은 뒤쳐져도 질적 부분은 앞선다고 생각했기에 그걸로 만족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장의 위치이기에 그렇게 생각한다면 직무유기다. 이젠 양적인 부분도 생각해야 한다. 사실 상대신문은 만만하다. 그쪽 사장은 열정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우리에겐 열정과 아이디어가 있다.

우리가 질적으로 앞서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동시에 양적으로도 앞서나가야 한다. 우리도 큰 소리치면서 광고를 한번 해보자. 사실 밖에 나가서 광고를 하려고 하면  “뭐 맨날 싫은 소리나 하면서…” 그런 말들을 한다. 그럴 때 나는 그분들에게 이야기를 한다. “신문이 비판을 하지 않으면 그 신문은 필요가 없다”고 이렇게 말한다. 신문은 비판만이 생명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그런 비판과 광고에 있어 상충되는 부분은 두 국장들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가지 중요한 것은 비판기사를 쓰면 더 광고를 하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그 점을 나는 확신한다. 물론 그 점에 있어서도 역시 부수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적은 급여 마음 아려…임금체계 고쳐나갈 것

‘도민일보 도우면 사회 돕는다’ 이미지 만들어야

사장 선임 반대 25표? 내가 잘하면 돼

   
-직원들 임금체계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알고 있나?

△ 전체 직원 평균 임금이 105만원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다. 충격이다. 이것은 엄청난 일이라 생각된다.

  - 이어서 물어보겠다. 올해 매출 44억이 달성된다면 직원들의 급여를 어느 정도 올려줄 수 있나?
  △ 44억이면 단기 순이익이 3억 정도이다. 그  3억을 가지고 어떠한 것이 가장 시급한 것인지를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그 시급한 순서대로 먼저 집행할 것이다. 3억 정도를 가지고 직원들의 급여를 올려준다면 크게 많지는 않겠지만 당장 사원들의 사기문제와 직결되는 것이기에 이 급여문제도 그 시급한 문제에 포함해 생각할 것이다.

- 5년차 기자의 임금이 어느 정도는 되어야 적정 수준이라고 생각하나?
  △ 도민일보에 온 사람 중에 모두가 잘 먹고 잘 살자고 온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의 급여는 받아야 하는데 지금은 거기에 훨씬 못 미친다고 생각하고 있다. 구체적인 것은 아직 밝히기 어렵지만 심각하게 고민할 것이다.

 - 사원복지문제도 열악하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며 어떤 대책을 세울 것인가?
  △ 이 부분도 돈과 연결된, 결국엔 수익과 관련된 문제이다. 사장 취임 후 사옥에 관련된 보고를 받았는데 문제점이 많았다. 관리비가 턱없이 많이 든다. 사옥과 관련된 문제는 장기적인 문제로 항상 생각해야 할 것이고 이것은 곧 복지와 연결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시민운동을 할 때 한 단체에서는 식당 아줌마 한 명을 고용해 조그맣게 운영하는 예가 있었다. 그렇게 해서 맛있는 식사를 저렴하게 제공했다. 많은 비용이 들지 않으면서 자연스레 식당문제가 해결 될 수 있는 좋은 예였다.
  이렇듯 창의적으로 접근을 하면 방법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기회가 되면 사내 의견 수렴도 할 계획이다.

  - 사장이 볼 때 현재 가장 어려운 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 역시 돈 문제 아니겠는가? 한번은 이런 마음이 든 적이 있다. 도민일보 기자들은 적은 봉급을 받고 있지만 밖에 나가면 항상 당당하고 떳떳했는데 그런 모습에서 마음이 아린 적이 있었다. 적은 임금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저임금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하는 과제다.

  - 투표 결과 반대 25표가 나왔다. 그 25표의 의미를 어떻게 생각하며 어떻게 만회(?)해 나갈 것인가?
  △ 진짜 중요한 질문을 했다.(잘 적으라는 듯 강조를 한다) 사실 사장에 선임되기 전에는 설마 떨어지기야 하겠냐하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 투표 직후에는 별 생각을 안했다. 나중에 생각을 해봤는데 3가지로 받아들였다.

 첫째는 시민단체 활동만 한 사람이 언론에 대해 뭘 알겠냐 하는 이런 불신. 둘째는 사업체를 가지고 있으면서 언론사 사장 명함 하나 가지려는 것 아닌가? 그래서 정치를 하려는 것 아니겠느냐 의견. 세번째는 지난번 경영 파동에 있어 상처를 받은 분들의 불신.

 이렇게 정리를 했다. 이에 대해서는 앞으로 잘하면 될 것이기에 아무 부담이 없다. 결국 내 하기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 오는 5월이면 경남도민일보가 창간된 지 만 6년이 된다. 하지만 크게 나아진 것은 없다. 그렇다면 도민일보 성공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 성공에 확신한다.(질문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확신에 찬…) 확신을 하는데 그러려면 어떤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 우리 신문은 사회의 소유이며, 경쟁 신문사는 개인의 소유이다. 개인 소유라는 말은 곧 개인에 주는 돈이라는 말이고 사회 소유는 사회에 주는 돈인 것이다.
  즉 우리신문을 도우면 사회를 돕는다는 의미가 된다. 우리신문이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이런 이미지를 가져야 한다. 직원들에게 꼭 이 얘기를 하고 싶었다. 우리는 경쟁신문에 맞서 공격적 경영을 해야 한다. 그리고 도와주고 싶은 사람들에게 명분을 가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 정말 1년만을 보고 그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취임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말들이 많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이야기 해달라.
  △ 일단 1년이라는 주어진 기간에만 최선을 다할 것이다. 여기에 정말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재차 질문) 그렇지만 연임을 염두에 두지 않지는 않을 것 같은데….
  △ 그것은 추후 사원들의 판단할 몫이다. 내가 그것을 말한다는 것은 사원들을 무시하는 행위다. 나는 정말 1년동안 최선을 다하기 위해 왔고 그 이후의 상황은 알 수 없는 것이다. 1년 뒤 결과에 대한 사원들의 평가가 모든 것을 말해줄 것이다.

 - 1년 후를 생각해서 지금까지 활동했던 부분들을 완전히 손 놓는다는 것은 무모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그 끈을 조금은 남겨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 여러차례 얘기했 듯 정리할 부분은 정리했다. 하지만 나의 꿈은 건축가로서 성공을 이루는 것이다. 결국에는 건축가로 다시 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언론사 사장에 있는 동안은 잘 하는 사람이 딴 것도 잘하더라(건축 잘하는 사람이 언론도)는 말을 듣고 싶다. 창의성 등 건축과 언론은 공통점이 많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허심탄회하게 말해달라.
  △ 안그래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기회를 줘서 고맙다.
  첫째, 나에게 있어 믿음이 안가는 부분이 좀 있을 것이다. ‘지피지기’라는 말도 있듯이 잘 알고 있기에 잘 해결해 나갈 것이다. 그래서 믿어도 된다고 말하고 싶다.
  둘째, 강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다. 하지만 이는 혼자서는 해 나갈 수 없는 것이기에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그중에서 특히 ‘구독확장’에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셋째, 누구에게나 겸손하면서 누구에게나 당당하게, 그렇게 하자. 나 또한 사장으로서 그렇게 할 것이다.
정리/남석형 노보편집 차장

 

대담 후…

박 실장 “언제 술한잔 사주이소.”

허 사장 “나도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니 언제든지 환영한다. 하지만  2가지 조건이 있어야 먹을 수 있다. 술 먹는 양을 정하고 마시던, 혹은 언제까지 마신다는 시간을 정하고 마시던 둘 중 하나만 선택한다면 누구나, 언제나 환영한다. 하지만 그 약속이 없으면 안 마실거다.”

  박 실장 “알았습니다.”

  허 사장 “그럼 당신들도 약속 하나 하시오. 기자들은 기자회 사이트를 통해, 노동조합은 노동조합 사이트를 통해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활발하게 오간다. 물론 사원통합게시판이 있지만 별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직원 대 직원의 원활한 인터넷 소통 공간이 필요하다. 추진을 좀 부탁하고 싶다.”

  박 실장 “(술 얘기에 업 돼) 예. 그건 제가 책임지고 약속하겠습니다.”

 이날 점심때 인터뷰 약속을 잡는 바람에 점심을 겸해 인터뷰가 이뤄졌다. 중국집에 우동 세 그릇을 시켜 먹었다. 내심 상하이행을 기대했던 노보편집실,사뭇 당황스러웠지만 소탈한 냄새가 풍겨 싫지만은 않았다. 이와 맥을 같이해 허사장은 넓고 큰 사장실 회의 탁자와 쇼파 등에 대해 권위주의적인 느낌이 난다며 혀를 끌끌 찼다. 결국 며칠 뒤 쇼파와 탁자는 사장실에서 퇴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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