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크건 작건 간에 누구나 과오를 갖고 있다. 마찬가지로 공직자들도 역시 과오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영향력 있는 공직자의 과오는 일반 사람들의 과오와는 그 성격이 다르다.

다른 사람들의 신념과 태도에 영향을 미친 사람의 과오는 개인의 차원에서 끝날 과오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사회는 어떤 조직의 리더나 대표 공직자 누구에게라도 전문성보다 도덕성을 더 요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전문성은 있지만 도덕성이 없다면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그 전문성이 다른 방향으로, 또는 개인의 욕심으로 바뀐다.

구설수 오른 강명수 사장

한편으로는 약점보다 강점으로 사람을 평하는 것이 올바르다는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을 얼마나 잘할 수 있는지의 강점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있겠지만 도덕적 약점을 가지고 있다면 고려해 볼 일이다.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은 누구에게나 있다. 기자도 역시 사람을 나름대로 판단하는 기준을 갖고 있다. 그 기준 가운데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도덕성이다. 또한 도덕성에 따른 책임도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잘 될 수도 있고,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실패를 했을 경우에는 무엇이든지 그 원인이 있다. 자기 자신의 잘못 때문일 수도 있고, 또한 주위 여건상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도덕성이 결여된 사람은 대부분 실패를 하면 자기 자신의 잘못보다는 남의 탓으로, 주위환경 탓으로 돌린다. 또 변명을 한다. 그러다 보면 자신의 잘못을 인식하지 못해 이후에도 그 같은 실수를 반복해 일을 그르치게 된다. 따라서 어떠한 경우에도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인정하고, 내게 고칠 점이 없는지 먼저 고민하지 않아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게 된다는 것이다.

거취 문제 고민해야

일이 잘못되었을 때 책임과 함께 생각해야 할 문제가 내 할 일만은 잘했는데 하는 생각이 주는 폐해다. 이러한 개인적인 사고 방식은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나 조직을 불행에 빠뜨린다.

나는 잘하는데, 내가 꾸리고 있는 조직은 잘하고 있는데 라며 잘못의 책임을 다른 사람이나 주변 환경에 떠넘겨 결국은 그로 인해 많은 예산을 낭비할 수도 있고, 직접적으로 제3자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

지금 도의회에는 경남개발공사에 대한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의 활동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행정사무조사특위의 목적은 경남개발공사의 김해구산지구 개발사업의 공사금액 증액 등 각종 문제점을 조사, 사업의 계속 추진여부에 대한 판단 근거를 제시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사무조사중 경남개발공사 강명수 사장에 대한 도덕성 문제가 불거졌다. 자신이 경남개발공사 사장으로 오기 전 연구원으로 근무했던 2만불경제연구소에서는 이 지역의 공영개발이 부적절하다며 옆 사무실 부동산 업체의 문건 작성에 도움을 주었다는 것이다.

또 그 지역 지주들의 입장을 대변해 지주들이 더많은 보상을 받도록 하기 위해 진정서를 직접 작성해 줬다고 시인했기 때문이다.

강명수 사장은 건설부문에 탁월한 전문성을 갖춘 도청 과장 공무원 출신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 탁월한 전문성이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마다 달랐다. 사장 취임직전에는 공영개발이 부적합한 사업이었지만 그에게 지금은 다르다.

“전액 도비로 설립된 도민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현실적인 대안과 실현 가능한 사업 목표를 설정하고 차근한 준비와 추진으로 도민이 주체가 되는 기업으로 뿌리내려 도민복리증진에 기여하도록 임직원 모두는 늘 노력하겠습니다”라는 경남개발공사 홈페이지에 있는 강명수 사장의 인사말이 모두 거짓말처럼 보인다.

제 아무리 전문성을 갖췄다고 하더라도 도덕성이 없는 리더는 오히려 그 조직에 폐해를 줄 수밖에 없다.

어느 순간 어떻게 돌변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강 사장은 임명권자의 요구가 있기전에 먼저 자신의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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