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성지’로 전국에 그 이름을 떨치고 있는 마산이 최근 ‘정체성 확립’과 관련한 몇몇 모습을 각계에서 보였다.

얼마전 ‘독도의 날’에 대항한 ‘대마도의 날’ 조례 제정으로 마산시의회는 전국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역시 마산”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지난 11일에는 3·15의거 2차 봉기일 45주년을 맞아 경남시사랑문화인협의회 등 소위 ‘진보적인’ 지역 문학인들이 ‘마산정신 바로세우기’의 일환으로 ‘이은상 재평가’를 다시 한번 강력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미 이은상의 독재 정권 찬양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견을 내기 힘들만큼 각종 사료가 명백히 뒷받침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문학인은 왜 3월도 다 지난 4월, 그것도 서울에 있는 기념탑문 철거를 건립 몇십년이 지난 지금 주장하고 나섰는가.

명칭 문제로 논란을 거듭하고 있는 마산문학관 운영조례가 내달 마산시의회에 재상정된다. 이미 노산 이은상의 3·15의거 모독행위 등 친독재 행위로 인해 노산문학관 명칭은 부적절하다며 각계 대표로 꾸려진 시민위원회에서 마산문학관으로 이름을 정한 바 있다. 하지만 마산시의회가 시민위원회의 법적 근거와 타당성 문제를 들어 지난 2월 조례를 부결, 마산 정신의 정체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한편으로는 민주 성지 마산의 이름을 드높이는 일에 열중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친독재의 중심에 선 인물을 찬양하는 이중적인 행태를 마산시의회가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역 문학인들은 이 부끄럽고 분통터지는 일이 내달 ‘민주 성지 마산’의 시의원들에 의해 다시 한번 저질러질까 우려하며 이은상의 독재 찬양 행각을 또다시 일깨우는 성명서를 이날 발표했다.

만일 마산시의회가 끝까지 ‘이은상’을 고집한다면 과연 우리 아이들과 ‘노산문학관’에 들렀을 때 ‘마산 정신’이 무엇이라고 설명할 것인가. 마산은 ‘남쪽바다 그 파란물’을 제외하면 그 무엇도 내세울 것이 없는 도시라고 말할 것인가. 이은상의 말마따나 “3·15는 지성을 잃어버린 데모로 무모한 흥분이었다”고 교육할 것인가. 시민들이 뽑은 대표가 시민정신 훼손에 앞장서는 사태가 내달 다시 벌어져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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