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알고보니…](1)유은상 조합원 (사진부)

평소 예의는 바르지만 썰렁한 유머나 사내에 퍼뜨리는 악동 정도로 각인된 그의 모습은 없었다. 뭐랄까? ‘매우 진중하며 올곧은 남자?’ 그 표현이 딱 맞을것 같다.

역시 사람은 알고 볼 일이다. 더구나 이번 노보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이 사람 알고보니’라는 코너의 성격과 맞아 떨어져 유 조합원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사전 뒷조사를 쭉 하다보니 눈에 띄는 점이 한가지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 미술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 우리의 민완기자 조합원 이점을 놓칠쏘냐? 이 부분을 집중 파고 들었다.

“학창시절 공부로 상을 탄 것보다 미술로 상을 탄 것이 더 많을 정도로 그림을 잘 그렸고 또 좋아했다. 그래서 대학을 미대로 진학 할려고 했지만 집에서는 의대를 가길 원했다.”

의대라…. 학창시절 성적을 어느정도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끝까지 들어보자. “그런데 성적이 안돼서 미대를 가기로 마음을 굳히고 미술학원을 끊었다. 하지만 2~3일 후에 아버지가 학원에 직접 찾아 오셔서 의대가 안돼면 건축공학 쪽으로 갈 것을 권유하시며 미술은 역시 반대하셨다”고 말한다.

“그런데 또 난간이 있었다. 건축공학과를 갈려면 수학을 잘해야 하는데 미분∙적분 같은게 너무 어렵더라. 결국 시험에 낙방하고 재수∙삼수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말한다.

한때 그림에 빠졌던 미술학도…지금도 취미생활로 계속
그렇다면 이게 어떻게 된 것인가? 경남대 신방과를 나온 유 조합원이지 않은가?
“재수∙삼수 시절 실연을 많이 당했다. 그 충격의 여파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시를 많이 끄적거렸다. 그 끄적거린 시를 우연히 학원 선생님이 보시고 글 쓰는 일과 관련된 학과, 그 중에서 신방과를 권유하셨다”고 말한다.

우리의 유 조합원, 이를 어떻게 받아 들였을까?  “신방과. 내가 얼굴이 좀 되니까 방송기자나 돼 볼까? 하고 받아들였다”는 왕자병적인 발언을 쏟아내고야 만다.
사진을 접하게 된 계기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 부분에서 그의 사진에 대한 열정이 잘 담겨있다.

97년 사진실습시간에 대학 친구가 찍어준 사진.

“형님이 수동카메라 한대를 주워오셨다. 그래서 돌아다니며 찍다보니 역마살이 있는 나와 잘 어울렸고 미술과도 어느정도 비슷한 부분이 많아 곧 빠져들게 되었다. ‘방위’시절에는 이론공부에 열중했는데 그때 경상대 도서관에 있는 사진관련 책 30~40여권을 모조리 다 봤을 정도였다.”

음…. 편집차장이 대학 4년간 읽은 책 몇배의 수치에 조금 부끄러워짐을 느끼며 다시 미술 얘길 꺼내 봤다. 미술에 대한 미련 같은것….

“후회는 없다. 미술의 길로 갔으면 지금보다 더 궁핍한 생활을 했을 것이고(웃음. 처음으로 진지한 분위기가 깨진 순간이다. 휴…), 사진으로 욕구를 채우고 있다. 지금은 그냥 취미 생활로 계속 그림을 그리고 있고 앞으로도 그러고 싶다. 곧 이사를 할 예정인데 그때는 따로 화실을 하나 만들까 생각중이다.”

오~ 화실이라…. 후배들이 쳐들어가 잠 잘 수 있는 빈방이 따로 없다면 개인적으론 반대다.
노조회의 시간에 습관적으로 자동차를 그리는 부분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졌다. “예전 단짝 친구중 자동차광이 있었는데 그 친구와 자동차 그리는 것을 경쟁적으로 했다. 나도 자동차를 좋아하고. 그래서 습관적으로 그리다 보니, 지금은 그림을 그릴 때 오히려 회의에 집중이 잘 될 정도가 되었다.”

사뭇 진지한 분위기에 인터뷰어인 본 편집차장이 끌려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래서 회심의 일타를 날렸다. “입이 가볍다는 얘기가 있던데…” 유 조합원 “그 부분은 인정은 하지만, 이 정도는 남들에게 얘기해도 되겠다 싶어 얘길 했는데 남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더라. 나와 남들의 기준이 다른것 같다”며 진지 모드를 잃지 않는다. 분위기 전환용 이었는데 먹히질 않는다. 할 수 없이 진중한 질문을 계속 던졌다.

타사에서 스카웃제의가 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물어봤다. “물론 고민은 하겠지만 돈 때문에 끌려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한다. 여기서 본지 독종. 이미 스카웃제의가 한번 들어왔지만 거절한 바 있다고 한다. 물론 동종업계는 아닌 다른 분야였다지만 그의 의연함에 믿음직스러움이 느껴진다. 그 진지한 눈빛과 표정에는 가식이 아닌 진실이 덕지덕지 묻어 있음을 느낄수 있다.

유 조합원은 평소 쾌남의 이미지대로 학교 다닐때 미팅을 나가면 100% 성공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하지만 오랜 연애는 많이 못해 봤다고 한다. 그 이유는 보수적인 본인 성격과 의외로 소심한 면 때문에 스킨십에 있어  매우 소극적이었다는 것이 큰 이유중의 하나란다.

본 노보가 조합원들의 가정에서도 열독률이 높다는 것을 다분히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에 맥을 같이해  마지막으로 유 조합원에게 “일과 가정중 하나를 택하라면?” 이라는 질문을 던졌다. ‘아빠가 더 좋아 엄마가 더 좋아?’류의 질문.

“정말 어려운 질문이다(찰나,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 그래도 나는 가정을 택하겠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왜일까? 그 질문은 조합원 스스로에게 던져들 보시라….
/남석형 편집차장

“집안 일도 잘 도와 준답니다”
아내 유선영(31)씨

희망이와 아내 유선영 씨.


가사일을 시키면 음…(잠시 고민을 한다). 별다른 불평없이 잘 도와주는 편이에요. 이것저것 도와줄려는 모습이 보여요. 희망이 아빠의 월급이 많은 편이 아니기에 어려운 점도 있지만 그 돈에 맞춰 생활하기 때문에 어려운 점은 없어요.

일과 가정중 가정을 택했다는 것은 좀 의외인데요? 워낙 자기일에 있어 철저한 사람이라. 하지만 집에서도 좋은 아빠의 모습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도 많이 하니까 한편으론 그럴수 있겠네요. 언제 한번 놀러들 오세요~.

(유희망 양과도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희망양은 노코멘트로 일관하며 무거운 입을 과시해 아빠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 주었다.)
/남석형 노보편집차장

(노보 <도미니>11호)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