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독재정권 동조·민주세력 비난 행적 문제

내달 마산문학관 운영조례의 마산시의회 재상정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지역 문학단체와 시민단체들이 노산 이은상의 재평가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1일 오전 11시 경남시사랑문화인협의회와 <시와 비평> 편집진은 도청 프레스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산 이은상이 쓴 사월학생혁명기념탑문을 철거할 것을 주장했다.

11일 오전 11시 경남시사랑문화인협의회와 <시와 비평> 편집진이 도청 프레스룸에서 노산 이은상이 쓴 사월학생혁명기념탑문 철거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김구연 기자
이날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노산은 지난 60년 3월 정부통령 선거에서 자유당 전국유세단의 일원으로 “이승만 박사의 위대함과 이기붕 의장의 성실하고 자애로운 인간성”을 설명하며 독재권력에 힘을 보탰다.

3·15 의거 직후에는 “3·15 사태는 불합리와 불합법이 빚어낸 불상사”이며 “지성을 잃어버린 데모”라고 민주세력을 꾸짖어 반민주적 노선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노산은 1963년 9월 국민의 성금으로 조성된 서울 수유리 국립 4·19 묘지에 세워진 사월학생혁명기념탑문의 문장을 지어 민주성지 마산의 3·15의거와 4·19혁명의 역사가 왜곡되고 희화화됐다고 지역 문학인들은 분개했다.

지역 문학인들은 특히 “일단의 식자층과 문학인 사회에서는 줄곧 이 부끄러운 수유리 탑문의 헛되고 가증스런 글귀를 보기로 들면서 노산 이은상이 지닌 민족정신을 내세우고, 민주이념의 수호자로 노산을 미화시키고자 하는 일에 이용했다”며 “그러한 역사적 진실의 왜곡과 호도는 지금도 이 지역 곳곳에서 형태와 모습을 바꾸어가면서 꾸준히 저질러지고 있다”고 기념탑문 철거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경남시사랑문화인협의회 등 지역 문학인들은 “국립 4·19묘지 사월학생혁명기념탑문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4월 민주혁명의 정신으로 생생히 살아있는 진정한 문학인이 지은 진실된 탑문을 헌정할 것”을 요구했다.

곳곳서 노산‘ 민주이념 수호자’ 미화, 진실 왜곡

경남시사랑문화인협의회 원은희 회장은 “지역 사회에서 외면당하고 있는 문학인 바로세우기 작업의 일환으로 잘못 알려진 문학인 바로잡기 작업도 함께 벌이고 있다”며 “과거사 청산 문제가 전국에서 대두되고 마산문학관의 명칭 문제가 지역사회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노산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에서 성명을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에는 3·15의거기념사업회, 경남정보사회연구소, 마창진시민자치참여연대, 열린사회희망연대, 민주노동당 경남지구당 등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함께 자리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성명서는 청와대·국가보훈처와 3·15의거 관련 시민단체 등에 공문으로 보냈으며, 정부 등을 상대로 꾸준히 시정을 주장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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