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방송(PSB)과 울산방송(UBC)이 경남지역 방송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UBC측이 본사와 핵심기능(키스테이션)을 모두 창원으로 이전하겠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UBC 이병주 보도국장은 11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경남지역 광역방송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그동안 확보하고 있던 기득권을 과감히 포기하고 방송사의 주력을 경남으로 전면 이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국장은 “경영본부에 해당하는 본사 뿐 아니라 제작본부 등 모든 핵심기능을 창원으로 옮긴다는 의미”라며 “그렇게 될 경우 단순히 UBC의 방송권역이 경남으로 확대되는 차원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경남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방송사가 출범하는 효과를 갖게 된다”고 강조했다.

도내 ‘방송사업권 쟁탈전’ 가속화

UBC의 이같은 주장은 최근 PSB가 “제작센터는 부산에 두더라도 본사는 창원으로 옮길 수도 있다”고 밝힌 데 대한 적극적인 대응으로 분석된다.

UBC는 또 “진주와 울산에는 방송센터를 설치해 보도부문을 포함한 전 방송영역에서 일정부분 자체편성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은 물론, 이를 위해 현재 자본금인 300억원과 맞먹는 규모로 경남지역의 건전자본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UBC측은 그동안 경남지역을 사실상 가시청권으로 확보하고 있는 PSB를 의식, “PSB의 경남권 송출은 허가된 방송권역을 벗어난 위법행위에 해당된다”며 “이를 근거로 기득권을 주장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부산방송 “프로그램 경쟁력이 우선”

한편 PSB측은 경남도민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PSB에 대한 인지도가 UBC에 비해 월등히 높을 뿐 아니라 설립 당시부터 경남에 기자를 상주시켜 왔고, 지리적 여건이나 사회 기여도 등에서도 앞선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PSB 김석환 보도국장은 “다음달에 방송위원회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는 시점에서 상당히 조심스럽지만 현재로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전제한 후, “(본사와 키스테이션을 어디에 두느냐는 문제보다) 경쟁력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시스템과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에 맞는 네트워크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이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UBC측은 이달 말께 경남에서 이와 관련한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양 방송사의 ‘경남 쟁탈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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