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시농민회 김상우 초대회장

“투철한 이념과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의사결정으로 농민이 직접 참여하는 농업정책을 실현시키겠다.”

8일 밀양시농민회 창립총회에서 초대회장으로 추대된 김상우(37·밀양시 청도면 두곡리)씨의 취임일성이다.

김 회장은 밀양시 청도면에서 태어나 지금도 그곳에서 꽈리고추와 청양고추농사를 짓고 있다.

농민운동 경험이 없는 김씨가 밀양시농민회 준비위원회로부터 회장감으로 ‘찍힌’ 이유는 밀양 청도농협의 이사로 있으면서 농협개혁에 앞장서 왔기 때문이다.

그는 “그동안 농민운동에 관심은 가져왔지만 마땅히 참여할 조직이 없었다”며 “준비위에서 회장을 맡아달라는 요구가 있어 이를 수락했다”고 말했다.

그의 앞에 놓인 길은 그리 간단하지가 않다. 밀양은 시민단체가 활동하기에도 보수적인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밀양시농민회 준비위 김철원 위원장은 “밀양에서는 농민회가 기존 세력을 몰아내는 ‘안티세력’으로 이해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어떻게 활동을 펴 나갈 것인가가 그의 앞에 놓인 숙제다.

김 회장은 “밀양시민들이 농민회의 실체를 잘 모르는 게 사실이다. 시간을 가지고 풀어 나가야 할 문제다. 힘들지만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며 희망 섞인 전망을 내어 놓았다.

그는 또 농협 밀양시지부에서 열기로 했던 총회가 농협의 비협조로 무산된데 대해 “이는 머슴인 농협이 주인인 농민들에게 행패를 부린 것과 같다”라며 “어떤 형식이든 농협 측과 담판을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태·이균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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