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지면평가위, 창원전문대·파비뉴 21 핵심 짚는 해설기사 부족

지난 4일 경남도민일보 6층 회의실에서 지면평가위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김구연 기자

경남도민일보 지면평가위원회(위원장 박덕선)는 지난 4일 4월 모임을 가졌다. 이날 지평위는 창원전문대 사태나 파비뉴 21 사태 보도를 들어 사안에 대한 보도는 계속 이어졌지만 사태의 본질을 독자가 이해가 힘들었다며 핵심을 짚어주는 해설기사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지평위 4월모임 주요 내용.

△선정적 보도 개선 안된다 = 3월26일자 위클리경남 ‘정규덕의 섹스토크’는 음경확대 수술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를 통해 의지만 있으면 나이에 상관없이 가능하다는 식의 내용이다. 이번뿐만 아니라 이 코너에 대한 선정적이고 정보로서 가치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여러 차례 있었다. 유익한 교양을 담을 수 있도록 바꿨으면 한다.

3월17일자 1면 ‘독도망언 가불면사’기사는 국민의 반일감정 한 단면을 다루었다. 마산의 한 중국집 주인의 의지와 기발한 풍자를 발견해 보도한 점은 시의적절했다. 그러나 본문 중에 ‘시방새’라는 욕설을 그대로 지면에 실은 것은 신문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3월26일자 위클리 경남 ‘살랑살랑 봄바람~ 여성들이 깨어난다’기사는 봄이 여성의 계절이라는 통념에 대해 근거를 밝혀가며 쓴 기사였다. 그러나 세밀히 읽어보면 기자의 의도와는 달리 사람에 따라 거부감을 줄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참고로 게재한 사진이나 표현은 다소 선정적인 것으로 지면의 품위를 생각할 때 재고했어야 했다.

△교육 보도 신중히 = 4월1일자 사회면 “EBS강의 보면 과외 필요 없다”기사는 단편적이다. 사실은 그렇지 않는데 교육인적자원부의 일방적인 말만 전달한 것이다. 인용할 수는 있겠지만 제목으로는 부적합하다. 최근 조사에서 경기는 나쁘지만 사교육비 지출은 오히려 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3월29일자 사회면 ‘합포고 부실앨범, 대응도 부실’이라는 기사는 자칫 앨범 공개입찰 확산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앨범과 대응에 ‘부실’이라고 못을 박았다. 도내에 앨범을 공개 입찰하는 학교는 40개 정도인데 합포고의 모델로 다른 학교에서도 수의계약에서 공개입찰방식으로 전환하려고 하는 과정을 고려했어야 했다.

3월18일자 열린아침 곧은소리 이원우 씨의 ‘1인1기술, 어릴 때부터’는 참 좋았다. 모든 사람이 다 공부 잘 할 수 없다면 자신과 자식의 수준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길을 찾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 같은 패러다임에서 교육 보도도 돼야 한다.

△경제 기사 좀 더 깊이 있게 = 3월9일자 경제면 ‘두근두근 화이트데이’와 12일자 위클리 경남 ‘화이트데이 커플 고객을 찾아라’기사를 통해 두 번에 걸쳐 백화점별 상품을 소개했다. ‘데이문화’는 상업성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데 단순히 상품을 소개하는 것보다는 이 같은 문화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가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3월31일자 경제면 ‘거침없이 오르는 보험료’기사는 구체적인 설명이 좋았다. ‘이런점에 주의하자’부분에 좀 더 세부적인 설명이 부족해서 아쉽다.

3월17일자 경제면 ‘유가상승 따른 수출입 무역수지 전망’기사는 무역협회의 자료를 근거로 유가가 5달러 오르면 59억 손실을 본다는 내용이다. 유가문제가 경제에 크게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환율도 큰 부분인데 무역협회의 입장만 담아서 아쉽다.

△현상 위주보도에서 본질을 전달하자 = 3월28일자 1면 ‘창원전문대 내분 정리되나 했더니 / 난타전, 난장판’기사. 사건과 전모를 알리는 스트레이트 기사도 필요하지만 지상중계는 사실관계만 하면 될 것 같다. 1월18일자부터 3월29일까지 무려 28건이나 보도 됐는데 사건 그 자체에만 초점이 맞춰져 기사는 흥미가 있지만 사학재단의 공공성에 대한 해설기사 덧붙여졌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파비뉴 21 사태’보도는 지난 연말부터 수 십 차례에 걸쳐 이어졌다. 결국 종업원 대량해고와 시행사의 부채이행 약속으로 사건은 일단락 된 듯 하다. 그러나 많은 보도와 취재과정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실체에 대한 독자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기는 부족했다는 느낌이다.

△방향을 달리하는 시각 = 3월23일자 1면 ‘도내 후원금 1위 김정부 의원’기사는 김 의원의 부인이 부정선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데도 후원금이 최고로 많았다니 보는 이를 정말 부끄럽게 했다. 권영길 의원의 후원자가 최고 많다는 것을 제목으로 달았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3월22일자 사회면 ‘박수 받은 10년만의 대규모 시위’기사는 많은 학생들이 교문 밖으로 나오기는 10년 만에 처음이라는 내용이다. 기사 중에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이 학교의 악명(?)’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것을 굳이 물음표를 써가며 악명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줄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기사도 1면과 함께 너무 크게 다룬 느낌이다.

△어려운 말은 풀어 쓰자 = 신문에 공무원들이 브리핑 때 쓰는 말을 그대로 쓰는 ‘표말’은 고쳐야 한다. 예로 ‘시내버스의 정시성을 확보해야’라는 문장을 ‘시내버스가 시간을 지켜야’로 바꾸면 된다. 정시성, 접근성, 난이도 같은 단어가 표말에 해당된다.

△돋보이는 기사 = 3월15일자 1면‘썩은 정치판 이대로 둘 건가 - 3·15와 마산 그리고 현실’기사는 한달 내내 기억 속에서 떠나지 않는 기사였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제목이 보는 이의 속을 후련하게 했다. 기사를 오려 주변에 돌려보기도 했는데 반응이 좋아 어디신문이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3월31일자 사회면 ‘예비 교통사고 정류장·’기사는 사고의 우려가 높아 정류장을 옮겨야 한다는 고발기사와 사진, 또 정류장이 옮겨진다는 후속기사 모두 좋았다.

문화면 이시우 기자의 ‘영화 대 관객’기획시리즈는 평범한 독자들의 평도 좋고 불특정다수가 아닌 전문성을 가진 이들이 함께 영화를 보고 주고받는 이야기 속에서 영화의 이해를 잘 돕는 좋은 기사다. 다른 영화평 보다 더 알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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