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인터내셔널호텔, "참아야 한다" vs "정당한 권리" 논란

민주노총 일반노조 인터내셔널호텔 지회(지회장 박진락)의 쟁의행위로 사용자는 물론 창원시와 창원지방노동사무소, 경찰 등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9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0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되는 2005 국제사격연맹(ISSF) 창원 월드컵 국제사격대회 참가 외국인 선수들의 일부가 이 호텔에 묵고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쿠웨이트 바레인 등 6개 나라 100명 정도가 이 호텔에 들었는데 노조에서 집회 등 쟁의 행위를 벌이면서 내는 소음 때문에 많이 괴로워하고 있는 것이다.

쟁의 중인 인터내셔널호텔 노조원들. /김훤주 기자
실제 노조는 지난 9일 저녁 6시 시작한 행사를 밤새 진행했다. 이 때문에 밤 11시께 시끄러운 소리를 견디지 못한 외국인 선수들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1층 현관에 내려와 거칠게 항의했다.

또 회사 요청을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이 한 때 노조원을 밖으로 끌어내려 했다가 노조의 항의를 받고 물러서기도 했다.

하지만 노조의 이 같은 행사는 노동관계법에 따른 쟁의행위여서 합법의 틀 속에서 진행하는 이상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도 없을 뿐 아니라 달리 강제할 수단도 없는 실정이다.

이를 두고 회사쪽 관계자는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외국인 선수들한테 미안할 뿐 아니라 국제적 위상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며 “아무리 노조의 정당한 권리 행사도 좋지만 어느 정도 참을 때는 참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쪽에서는 “이 쟁의 상태는 어제오늘이 아니라 오래 전에 생긴 것으로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며 “그럼에도 안일한 판단으로 쟁의가 진행 중인 호텔에다 외국인 선수를 유치한 창원시와 사격연맹과 호텔이 잘못”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창원시 주관으로 10일 낮 2시 관계 기관 대책회의를 열어 대체 숙소로 창원 일대에 모텔급 객실 50개를 확보하는 한편, 이날 대회를 마친 다음 선수들 의향을 물어 처리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호텔 관계자는 “외국인 선수들에게 나가시라고 먼저 말할 수는 없는 입장”이라며 “귀책사유가 호텔에 있는만큼 나가겠다면 다른 숙소를 알아봐 드리고 값을 깎아달라면 그렇게 해 드릴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저런 속사정을 알 길 없는 일반 주민들은 지금 사태를 무덤덤하게 보면서도 행사가 진행되는 며칠 동안 노조가 좀 참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대체로 보이고 있다.

이 호텔 사용자는 지난 2월 21일 직장폐쇄를 했으며 노조도 이에 맞서 같은 날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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