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이 권력의 회유와 위협에 맞서지 못하고, 오히려 사회를 굴절된 시각에서 독자에게 보여주려 했다. 왜 그것을 독자들이 몰랐을 것인가.”

이는 4월 7일 신문의 날을 맞아 한국신문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기자협회가 공동으로 발표한 다짐에서 왜 신문이 위기에 처했는지 반성한 대목이다.

신뢰를 떨어뜨리고 ‘자전거 일보’라고 불리게 만든 건 신문의 탓이다. 그런 신문 행태를 보아온 독자는 자연스레 믿음을 거둬들인 것뿐이다.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월 ‘일간신문 전년동월대비 내수 출하지수’가 21세기 들어 최대 폭인 21.4% 포인트나 떨어졌다. 신문소비 감소세는 지난 2003년 4월부터 계속 곤두박질 치고 있다. 신문의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의 신뢰를 무너뜨린 가장 근본적인 문제를 꼽자면 무가지, 자전거 같은 고가경품, 끼워팔기 같은 불법행위. 이런 작태를 벌여온 조중동이 신문시장을 완전히 말아먹은 꼴이다. 돈으로 독자를 사고 돈으로 신문의 덩치를 키워온 것이다. “돈주고 신문 보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할 정도로 신문이라는 상품을 공짜로 만들어 버렸다.

공짜에 길들여진 독자들은 신문의 내용이 아니라 무엇을 끼워주느냐에 따라 신문을 선택하게 된다. 결국 여론의 다양성은 사라지고 돈으로 독자를 산 일부 신문이 여론을 장악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다행히 지난 1일부터 불법행위를 신고하면 최고 500만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하는 신고포상금제가 시행됐다. 부정선거 신고포상금제도 성공했고, 쓰파라치, 봉파라치 같은 전문신고꾼이 생길 정도니 신문시장도 깨끗해지리라 믿는다.

돈이 아니라 신문의 내용으로 경쟁을 할 수 있는 정상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 만큼 신문소비자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

또한 신문 스스로도 독자의 신뢰를 되찾기 위한 노력을 해야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신문의 위기를 반성한 세 단체가 채택한 신문의 날 표어를 되새겨야 한다. ‘독자 앞엔 등불처럼 세상 앞엔 거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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