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 150ha·문화재 불타…강풍불어 산불 확산

식목일인 5일 전국이 대형산불로 곳곳에서 큰 피해가 났다.

강원도 양양군에서는 산불이 강풍을 타고 불씨가 살아나면서 낙산사 건물 대부분이 불타고 낙산비치호텔 인근까지 불길이 번지는 등으로 양양·고성지역에 재난사태가 선포됐다. 재난사태는 진행중인 재난피해를 최소화하기위해 사전조치를 할수 있도록 선포하는 것으로, 추후 피해규모가 커지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다.

4일 발생한 양양지역 산불은 5일 오후 1시쯤 완전 진화되는듯 했으나 15미터의 강한 바람을 타고 잔불을 정리하던 과정에서 또다시 불길이 살아나 낙산사와 낙산비치 호텔까지 불길이 번졌다.

이로 인해 낙산사 대웅전이 불길로 전소됐고 부대시설도 완전히 불에 탔다. 특히 낙산사 내에 문화재 소실이 우려됨에 따라 일부 불상은 안전한 곳으로 옮겨지기도 했지만 보물 479호인 ‘낙산사 동종’ 등 대분분이 불에 탔다.

낙산사 스님들이 긴급 대피한 후 송림쪽에 가까운 낙산사 서쪽 일주문에 불이 붙었고, 화마는 요사채와 대웅전을 차례로 삼켜 들어갔다.

또한 불길이 부근 낙산비치호텔 방향으로 번지면서 투숙객 30여명과 직원들이 긴급 대피했다.

강원도 양양의 해변가 오봉산에 위치한 낙산사(시도유형문화재 35호)는 관동팔경(關東八景)의 하나로 서기 671년 신라의 고승 의상대사가 관음보살을 처음 만나 세운 절이다.

낙산사는 여러 차례 불에 타 다시 세워졌으며 현 건물은 1950년 6·25전쟁으로 소실된 뒤 1953년 재창건됐다.

창건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무려 1300년 이상의 역사가 있는 만큼 낙산사는 관세음보살상, 홍련암, 의상대 등 각종 문화재와 보물의 보고다.

소방당국은 현재 양양지역 건물 40채가 불에 탔으며 산림 150ha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하고 있으나 피해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속초 비행장과 낙산 삼거리까지 7번 국도의 차량통행이 전면 통제되고, 일부 철도구간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러나 다행히도 인명피해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양양지역 16개 마을, 1800여 명의 주민들이 긴급히 대피해 있으며, 산불피해 이재민들은 낙산도립공원과 일출예식장, 마을회관 등에서 구호를 받고 있다.

현재 산불진화에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강풍 때문이다. 사람이 서 있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초속 15미터에서 최대 30미터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이에 따라 큰불은 잡아도 잔불이 자꾸 살아나면서 산불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산불진화 장비도 턱없이 모자라 진화에 애를 먹고 있다. 현재 양양산불에는 4000여 명의 진화인력과 50톤의 대형헬기 13대가 투입됐다.

하지만 고성 비무장지대에 난 산불지역에 소방헬기를 투입시켰다가, 다시 양양지역으로 재투입하는 과정에서 산불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양양군 물갑리 부근 지역에는 대형 군부대 탄약고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소방차량 등이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 또 인근에서 액화석유 가스통이 터지는 등 가스폭발 위험으로 진화대가 접근을 못하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해가 떨어지지 전까지 큰 불길을 잡기 위해 진화작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는 밤이 되면 산불진화에 어려움이 있고, 진화대원이 진입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불진화에 가장 큰 변수가 강풍인데, 이같은 강풍이 잦아들면 산불진화는 좀더 손쉬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지역에는 건조주의보가 발령되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돼 큰불을 잡았다고 해도 잔불을 완전히 끄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형 헬기가 다시 동원되고 진화인력도 계속 보강되고 있어 양양지역 산불진화는 5일밤쯤이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CBS 제휴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