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교도소 주변 차량 봉변…대책부심

5일 마산시 회성동에 위치한 마산교도소에 면회를 마치고 주차장에 세워둔 자신의 승용차 앞에 선 이모(38·창원시 팔룡동)씨의 얼굴엔 황당한 기색이 역력했다.

“잠깐 사무를 보고 온 사이 차 앞 유리와 보닛 위에 누런 얼룩들이 점점이 박혀 있어 깜짝 놀랐다. 처음엔 누군가 악의적으로 페인트를 뿌려 놓은 줄 알았다. 내 차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든 차들이 그랬다. 나중에 교도소 직원의 설명을 듣고서야 그것이 벌의 배설물인줄 알게 됐다.”

이렇듯 마산교도소 뒤편 야산의 양봉농가에서 기르는 벌들이 교도소 민원인 주차장까지 날아들어 차량들에 무차별적인 ‘분비물 폭격세례’를 가해 직원과 방문인 그리고 주민들의 볼멘소리를 듣고 있다.

교도소 주변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장모(52)씨는 “이곳 주민들에게‘벌똥’피해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며 “정황을 잘 아는 동네 사람들이야 주차장에 자리가 비어도 차를 잘 대지 않지만 처음 오는 사람들은 예상치 못한‘똥맛’에 투덜거리기 일쑤” 라고 말했다.

교도소 직원인 김모(36)씨는 “예전엔 이틀이 멀다하고 세차를 해야하는 상황이어서 신문종이로 차에 보호막을 씌워보기도 했지만 그것도 이젠 귀찮아 관뒀다”며 “주변에 주차공간이 없으면 어쩔 수 없이 주차장을 이용하지만 웬만하면 주차장이 아닌 다른 곳에 차를 대려 한다”고 고충을 말했다.

주변 산림감시원에 따르면 주민이나 교도소 직원들의 민원이 잇따라 마산시청에서도 두어번 양봉농가를 찾아와 민원인의 목소리를 전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교도소 주변에서 양봉을 하는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닌데다 넓은 지역에 퍼져있고 또한 벌들의 행동반경을 제한할 만한 뾰족한 수도 없어 당분간 주차 차량들의 ‘몸살’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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