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칸 자취방에서 2명이 교대로 밥을 해먹으며 학교를 다니던 예전의 모습이 사라지고 있다.

새학기가 시작되기 전 일요일이면 손수레에 책 박스와 옷가지, 냄비며 반찬통 등을 가득 싣고 좀 더 학교에 가까운 방으로 이사하던 풍경도 이젠 보기 힘들다. 아침이면 화장실을 먼저 차지하기 위해 학생들이 부산을 떨던 모습과 함께.

5년여 전부터 화장실과 조리시설.방이 한 공간에 포함된 원룸식 빌딩이 대학가 주변에 자리잡기 시작해 이제는 일반화 돼있다.
문제는 학생들이 이같은 원룸식 건물에서 생활하기 위해서는 적게는 20만원에서 많게는 40만원까지 고액의 월세부담을 각오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좁은 주택가 골목의 자취방에서 벗어나 대로 주변에 빌딩이나 아파트처럼 들어서는 원룸식 건물은 마산에만 10개 정도 있다.

창원도 마찬가지. 창원의 경우 대학가 주변의 신설 주택은 대부분 원룸식으로 건축되고 있는 게 특징이다.

보통 2~3층으로 8~10가구가 거주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원룸은 작게는 7평에서 15평에 이르고 있으며 생활정보지에는 매일 급매물로 평균 30건의 신축 원룸이 게재되고 있다.

이처럼 깔끔하고 편리한 신세대의 취향에 맞게 건축되고 있는 원룸식 주택이나 빌딩이 늘어나는 게 대학가 자취 문화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마산의 한 원룸식 빌딩의 전세를 보면 15평(공유지 포함)은 2500만~3000만원에 이르고 있으며, 10평 정도는 2000만원 수준이다.

특히 요즘 금리의 하향국면에서는 소유자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받는 추세에 따라 전세를 500만~1000만원 정도 받고 월세를 20만~40만원 받는 경우가 허다한 실정이다.

월세 부담에도 불구하고 방을 내 놓으면 하루도 채 가기전에 계약이 성사된다는 게 부동산중개업자들의 전언이다.

결국 이같은 원룸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은 월세 부담을 고스란히 부모에게 전가하고 있다.

학비외에도 월세에다 자가용 유지비.생활비 등을 합하면 일부 학생들의 대학생활은 여느 직장인 못지 않은 생활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런 세태가 IMF 이후 중산층 몰락과 함께 더욱 뚜렷해지고 있는 ‘20 대 80 사회’의 한 단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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