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서 ‘식지 않는’ 국물 맛

특별한 것이 들어가지 않아도 맛있는 것, 바로 어머니께서 만들어주신 음식이다. 화려하고 고급스럽지 않아도 정갈하고 깔끔한 어머니의 음식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끄는 집이 있어 찾아가 봤다.

△ 통통국밥집은 이런 곳 = 마산 회원동 국제주유소에서 길 건너 무학여고 방향으로 난 골목. 그 골목 안쪽 오른편에 재미난 이름의 간판이 걸려 있다. 통통국밥집. 꽃샘추위로 제법 쌀쌀해진 날 찾아간 통통국밥집은 월요일 늦은 오후인데도 손님이 제법 많다. 15명 남짓 앉을 정도의 단체석 두 군데를 빼고 4인용 테이블이 5개 정도 놓인 홀이 가득 찾다.
한쪽에서는 연방 삼겹살이 구워지고 있고 또 다른 탁자에서는 뜨듯한 국밥을 먹고 있다. 감자탕인지 된장찌개인지를 안주 삼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도 보인다. 어떤 음식들을 파는지 메뉴를 살펴봤다. ‘마산’하면 떠오르는 아구찜과 대구뽈찜, 감자탕, 돼지고기 두루치기와 낙지볶음(모두 큰 것 1만5000원, 작은 것 1만원)이 보인다. 뼈다귀해장국과 해물된장찌개, 정식(모두 4000원)과 비빔밥(3500원)도 있다. 국밥집인 만큼 내장국밥, 소국밥(4000원)도 보인다.
그렇지만 어떤 것을 손님들이 많이 찾는지 물으니 주인 아주머니도, 손님들도 역시 돼지국밥(4000원)을 꼽는다. 수육(큰 것 1만5000원, 작은 것 1만원)과 보리밥(4000원)도 좋단다. 여럿이서 먹는다면 생삼겹살(150g 4000원)도 맛있다고. 아침밥을 먹으러 찾아오는 손님들이 제법 많아 오전 8시 30분쯤에 문을 열고 오후 10시 정도에 닫는다고 한다. 쉬는 날을 물으니 정해진 것은 없단다.

△ 이런 점이 좋다! = 뽀얀 국물에 종종 썬 파가 든 뚝배기 한 그릇에 공기밥이 따로 나왔다. 돼지국밥이다. 아무것도 넣지 않고 국물부터 마셨다. 느끼하지도 않고 거북한 냄새도 전혀 나지 않는다.
딱 알맞을 만큼 간간하고 후추가 들어가서 개운하다. 양념장을 조금 넣었더니 약간 얼큰해졌다. 밥 한 공기를 말아 마시듯 떠먹었다. 한 그릇을 다 비울 때까지 김치 한 조각 먹지 않아도 느끼하지 않고 뒷맛이 깔끔하다. 먹기 좋을 만큼 잘게 썬 고기도 연하고 오독오독 씹는 맛도 있다.
40대로 보이는 옆자리의 남자손님 세 명에게 여기 자주 오냐고 넌지시 물었다. 미식가라는 한 사람은 집이 마산 중리이고 직장이 합성동인데도 여기를 찾아온단다. 질기지도 않고 담백한 삼겹살이 제일 맛있고 한 상 가득 갖가지 반찬이 나오는 보리밥도 다른 식당에서 볼 수 없을 만큼 푸짐해서 좋다고 추천한다.
또 다른 한 사람은 멀리서 온 손님들을 일부러 데리고 온 적이 있는데, 경기도 지방 사람들이었는데도 돼지국밥이 맛있다고 칭찬이 가득하더란다. 이 집 국밥의 장점이라면 돼지고기 특유의 누린내가 전혀 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나오며 주인 아주머니에게 물으니, 잡뼈를 쓰지 않고 뜨거운 불에서 빨리 끓여내는 것이 고기나 국물에서 군내가 나지 않는 비결이란다. 냄새를 없애기 위해서 육수를 우려낼 때 넣는 무엇인가가 있지만 그건 ‘비밀’이라고. 맛좋다고 소문난 수십 군데의 식당을 돌며 연구한 끝에 얻은 귀한 비법이기 때문이다. (055)245-3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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