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장에 ‘고디’ 만한게 있나

고디, 골부리, 꼴벵이, 올갱이, 대사리…. 부르는 말도 가지각색인 민물고둥 다슬기. ‘고디’는 경상도, 더 좁게는 대구 지방에서 많이 쓰이는 방언이다. 간에 특히 좋아 약으로 쓴다는 다슬기로 된장찌개도 끓이고 전도 부치고 탕까지 만들고, 아예 삶은 그대로 각종 야채와 무쳐내기도 하는, ‘고디’하면 딱 떠오르는 집이 있다.

△토담고디탕은 이런 곳 = 창원시 중앙동 창원호텔 뒤편에 경남오피스텔이 있다. 이 건물 3층에 있는 토담고디탕은 9년 전 처음 생겼다. 때문에 인근 지역에서만큼은 ‘고디탕의 원조’라 자부한다고. 대구가 고향인 주인 윤숙희(54)씨가 고향에서 자주 먹었던 ‘고디’를 이용해, 그 이름 그대로 식당을 열었다.
역시 이 집의 대표 음식은 시원하고 맑은 국물이 일품인 고디탕(5500원)이다. 이 외에도 부추와 풋고추 등을 썰어 넣은 밀가루 반죽에 잘 발라낸 다슬기를 넣어 부친 고디전(5000원), 당근·오이·무채와 깻잎 등에다 다슬기를 섞고 참기름과 양념장을 넣어 만든 고디무침(2만원), 고디를 섞어 끓인 고디된장(6000원)이 있다.
1층과 2층 전체에 90여 개의 자리가 있어 단체모임을 하기에도 좋다. 오전 11시 반쯤에 시작해 오후 10시까지 문을 연다. 신정과 설 연휴를 제외하면 일요일에도, 공휴일에도 영업을 한다. 건물 지하와 인근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런 점이 좋다! = 다슬기는 당뇨에도 좋고 알코올을 빠르게 분해하는 성분이 있어 소화기에 특히 좋다. 특히 다슬기를 그대로 삶아낸 고디탕은 국물이 시원해 속풀이에 그만이다.
고디탕은 각 지역마다, 또 집집마다 만드는 방법이 조금씩 달라 된장을 풀기도 하고 들깨가루를 쓰기도 한다. 그런데 토담에서는 부추를 넣고 맑게 끓여낸다. 처음 고디탕을 선보였을 때 이 지역 사람들이 입맛에 맞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맛 수정 끝에 지금처럼 맑고 깔끔하고 담백한 국물의 고디탕이 만들어졌다. 담백한 고디전은 술안주로도 좋다. 고디무침은 고소하면서도 약간 씁쓰레한 다슬기를 그대로 맛볼 수 있다.
이 집은 다슬기를 이용한 음식의 맛은 물론이고 각종 밑반찬으로도 유명하다. 고디탕이나 된장찌개를 주문하면 주문한 음식 한 그릇과 밥이 나오고 15가지 내외의 푸짐한 밑반찬이 나온다.
철마다 다른 재료들로 만든 생선조림이나 나물무침, 전 등 다양한 것들인데 화려하고 값비싸지는 않아도 집에서 직접 만든 것처럼 하나 하나가 맛깔스럽다. 주부를 비롯한 여성 손님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밥 때가 되면 빈자리가 없을 정도니, 단체 모임에는 예약이 필수다. (055)263-6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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