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호형 교사 자녀 키우기


“하기 싫어하는 건 억지로 시키지 않아요. 최대한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 주죠. 하지만 하고싶은 일이 있으면 꾸준히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이끌어 주는 편입니다.”

하영(15).의식(12).형식(5) 삼남매의 어머니 안호형(창원토월초등 병설유치원) 교사. 여느 부모처럼 아이들을 이 학원 저 학원으로 혹사시키지도 않고, 여느 부모처럼 학원을 보내지 못해 안달하는 법도 없다.

아이들도 학원에 다니지 않는 걸 불안해하지 않는다. 안 교사와 아이들의 여유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안 교사가 아이를 키우는 몇 가지 방법을 통해 느긋함의 비결을 들어본다.

▶하고 싶은 일을 시켜라

안 교사는 철저하게 아이들이 하고 싶어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내버려’둔다. 하지만 학원에 보내는 것으로 모든 걸 다했다고 생각하는 부모처럼 아이들을 방치하는 것과는 다르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 외에는 지나치게 이것해라 저것해라 간섭하지 않는다. 하영이가 제빵사가 꿈이라며 요리책을 뒤적이는 것도 가족을 위해 빵이나 과자를 구워 접대(.)하는 것이나 의식이가 자동차엔지니어가 되는 게 꿈이라며 온갖 장난감이란 장난감을 다 분해해도 그대로 둔다. 부모의 잣대로 이러쿵저러쿵 할 필요가 없다는 게 안 교사의 생각이다.

▶천재가 아니라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로 키워라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천재인 양 생각하지만 현실에서 모든 아이들을 천재로 키워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누구나 정명훈이나 장한나 같은 재능을 타고나는 것은 아니다. 어설프게 내 아이를 피아노학원이나 미술학원에 보내 획일화된 아이로 만들게 아니라 음악이나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감수성을 키워주는 것이 우선이다. 학원에서 아이에게 그런 감수성을 키워주길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다. 안 교사는 감수성을 길러주는 한 방법으로 아이들과 함께 만화부터 소설까지 다양한 책을 읽어주고 읽기도 한다.

▶뭐든 끈기있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줘라

하영이와 의식이가 오직 하나 4년째 해오고 있는 것이 있다. 이른 아침 눈뜨기가 무섭게 다니는 곳이 태권도장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아이들의 체력단련을 위해 보냈지만 체력단련뿐만 아니라 예의는 물론이고 작은 사회생활까지 체육관에서 배워온다. 아이들도 싫어하지 않아 벌써 4년째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다녔다. 하지만 정작 안 교사는 태권도를 통해 아이들이 여러 가지 중 하나는 끝까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길러주고 있다.

▶가능하면 많은 시간 대화하라

안 교사는 되도록 아이들과 대화의 시간을 많이 가진다. 만화책을 읽으면서도 소설책을 읽으면서도 혹은 TV드라마를 보면서도 대화의 거리를 찾아내서 끊임없이 대화한다. 부모와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은 곧 어디에 있든지 누구와도 잘 어울릴 수 있는 기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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