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친 김에 우승컵을 안아보자.”

남자프로테니스 투어(ATP) 투어 US클레이코트챔피언십(총상금 35만달러)에서 한국 남녀를 통틀어 처음으로 투어 결승에 진출하며 새 이정표를 세운 이형택이 우승컵을 차지하기 위한 수읽기에 들어갔다.

7일 새벽 3시께(한국시간) 열릴 결승전에서 이형택이 넘어야 할 상대는 접전 끝에 제롬 골마르(프랑스)를 꺾고 올라온 세계랭킹 69위 앤디 로딕(미국). 아직 19세 밖에 안된 로딕은 피트 샘프라스와 앤드리 애거시의 대를 이을 미국테니스의 차세대 주자로 지난해까지 주니어 세계최강을 고수하다 프로 데뷔 1년도안돼 세계랭킹이 69위까지 뛰어오르는 등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마스터스테니스시리즈 에릭슨오픈에서 샘프라스를 제압하며 최연소 8강 진출을 이뤘고 4월 애틀랜타오픈에서 첫 우승하며 올해 챔피언스랭킹이 32위로 급상승, 이형택(118위)보다 훨씬 높다.서비스의 평균 시속이 200㎞를 넘나들고 스트로크 또한 위력적이어서 지난해 US오픈에서 우승하며 세계 최강으로 떠오른 ‘러시아의 신성' 마라트 사핀에 비견되는 등 이형택에게는 버거운 상대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형택도 챔피언스랭킹 38위인 타바라를 의외로 쉽게 제친데다 지난해 US오픈에서 당시 세계랭킹 11위였던 프랑코 스키야리(아르헨티나)를 물리치는 등 이미 기량 자체는 세계 정상급에 올라있어 당일 컨디션만 좋다면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상윤 삼성증권 코치는 “이길 확률은 반반이다. 로딕은 강한 서비스와 스트로크를 지니고 있지만 형택이가 서비스리턴만 잘 해준다면 랠리에서는 오히려 유리할것”이라고 말했다.

이코치는 “형택이도 ‘어떤 선수를 만나더라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고 기회도 좋으니 이제는 우승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강호들을 차례로 꺾고 16강에 오르며 세계를 놀라게 했던 이형택이 한국 테니스 역사를 다시 한번 고쳐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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