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치료를 받기로 하고 입원을 했지만 이틀이 지나도 별다른 차도가 없었다. 오히려 좌측 팔의 힘이 조금 더 빠지는 듯한 느낌이 있었다. 여전히 말도 어둔하고 호전되는 조짐이 보이지 않아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선생님께서는 대개 뇌졸중은 갑자기 발생하지만 회복은 수일·수주간에 걸쳐서 천천히 일어나며, 혹은 수개월에서 일년 이상에 걸쳐 아주 천천히 회복되기도 하니 너무 조급해 하지 말라고 하셨다. 또 발병초기 수일간 전혀 차도가 없거나 힘이 더 빠진 듯한 느낌은 대개 뇌부종 때문인 경우가 많으며, 일주일 정도면 회복기에 접어들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삼일쯤부터는 재활치료(물리치료)를 하기 시작했다. 보조기를 이용해 걷는 연습을 하고, 마비된 수족의 관절이 굳는 것을 막기 위해 어깨나 무릎 등의 큰 관절을 물리치료사가 최대한 굽혔다 폈다 해 주셨다. 그리고 병실에 올라가서도 혼자서 열심히 운동을 하라고 하셨다.



이렇게 초기부터 재활치료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면 나중에 근력이 회복되었을 때 관절이 뻣뻣하게 굳어 팔은 안으로 굽고, 다리는 바깥쪽으로 굳어져 걷는 모양이나 자세가 이상하게 된다고 하셨다. 그리고 보니 중풍 환자들 중 힘은 거의 다 돌아왔으나 몸 한쪽이 뻣뻣하게 굳어 이상하게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 보였는데,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약이나 주사 혹은 민간요법에만 의존한 채 재활치료를 소홀히 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나는 이 기간 중 항응고제 투여가 끝난 후, 더 이상 피 찌꺼기(혈전)가 생기지 않도록 혈전방지제(혈소관응고억제제)를 복용하기 시작하였고, 이 혈전의 원인이 된 고혈압과 고지혈증에 대한 약물치료도 함께 받기 시작했다.



이렇게 일주일동안 지나고 난 후, 처음에는 전혀 차도가 없던 좌측팔다리의 근력이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하더니 점차 빠른 속도로 힘이 붙어 나갔다. 게다가 어눌했던 발음도 점차 또렷해지기 시작했다.



한달 정도가 지나자 뇌졸중을 앓았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회복이 되었으나, 아직도 말을 조금 빨리 하면 발음이 어둔한 것 같고, 좌측 손이 조금 어눌하다는 느낌은 있다. 하지만 이 정도로까지 회복되었으니 만족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다시 뇌졸중이 재발해서 평생 자리에 눕는 일이 없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다. 현재의 경과에 자만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예방적 약물치료를 받아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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