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어린이 문화 실태조사


초등학생 3명 가운데 2명이 학교 수업과 학원교습을 병행하는 등 상당한 학업 부담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은 대부분 가정에서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TV를 시청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가족과의 대화도 상당 부분 단절돼 있는 등 `어린이 문화'가 빈곤한 것으로 조사됐다.

1일 전교조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3학년 이상 초등학생 1090명을 대상으로 `어린이 문화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학생들이 방과후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일은 학원교습 38.1%, TV시청 17.6%, 컴퓨터 15.0%, 친구와 놀기 11.5%, 학습지 5.3%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들이 방과 후 다니는 학원 수는 1곳 40.4%, 2곳 18.1%, 3곳 5.2%, 4곳 이상 3.5% 등으로 3명 중 2명(67.2%)이 1개 이상의 학원 교습을 받고 있으며, 학습지는 1개 46.0%, 2개 26.5%, 3개 13.6% 등의 순으로 5개 이상 학습지를 본다는 학생도 6.7%나 됐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다니고 싶은 학원이 없다'는 학생이 39.1%, `억지로 하는 학원이나 학습지가 있다'는 응답이 27.9%에 달하는 등 자신의 의지보다는 강요에 의해 학원이나 학습지 과외를 하는 학생이 적지 않았다.

이와 함께 컴퓨터를 보유한 학생(84.3%)의 70.7%는 귀가후 하루 1시간 정도 컴퓨터를 사용하지만 나머지 29.3%는 2시간 넘게 컴퓨터 앞에 마주 앉아 있으며, 숙제나 학습(13.5%), 홈페이지 관리(3.9%)보다는 오락이나 게임(51.5%), e-메일(17.8%),채팅(5.0%) 등을 즐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TV 시청시간도 30분~1시간 30.6%, 1~2시간 28.7%, 2~3시간 18.0%, 3시간 이상 22.7% 등의 순으로 하루 일과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으며, 주시청 프로그램은 어린이프로그램(8.2%)이나 퀴즈.학습.자연다큐멘터리(4.6%), 교육방송(1.9%)보다는 만화영화(37.9%), 연속극(30.1%), 오락.쇼(9.9%) 등 비교육적 프로그램이 많았다.

이밖에 가족과의 대화시간은 `10~20분' 24.7%, `거의 없다' 22.6%, `20~30분'18.4% 등의 순으로 크게 적었으며, 가족이 모여 주로 하는 일도 `TV시청'(34.8%)이나 `특별한 것이 없다'(17.6%)는 응답이 상당 부분을 차지해 가족과의 대화 단절도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교조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초등학생들의 학습부담이 많은 반면 자유롭게 누릴 수 있는 문화는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어린이들이 공부에 대한부담에서 벗어나 나름대로 올바른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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