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론 봉합...불씨는 여전




2기 의장단선거 이후 내분으로 파행을 거듭하던 양산시의회가 의원들간의 극적인 화해로 일단락됨으로써 앞으로 정상화가 이뤄질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23일 양산시의회 정례회 마지막 날 의장단과 갈등을 빚어온 의원들은 의회단상에서 서로 손을 잡고 화해의 몸짓을 연출했다.



이같은 몸짓에 대해 시민들은 비난여론과 검찰 내사 등으로 코너에 몰린 의원들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결과가 아니냐는 시선을 던지고 있다. 따라서 외형적으로는 일단락된 것으로 보이나 내홍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으며, 또 언제든지 재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양산시의회 사태와 과정=재적의원 9명인 양산시의회는 지난 7월 8일 2기 의장단 선거를 치렀다. 이 과정에서 4명이 의장후보로 출마, 3차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3표를 얻은 정세영 1기 의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이 의장직이 ‘독식’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기 시작, 갈등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갈등이 본격화된 것은 양산시공무원직장협의회가 의회 의사당내 도의원 사무실을 폐쇄할 것을 주장하는 건의서를 지난 10월 27일 제출하면서부터. 의원들은 정의장이 직장협의회에 이해를 당부하는 공문을 직권으로 발송한데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이 과정에서 조문관의원을 제외한 의원 6명은 지난 10월 박일배부의장이 도박 사건에 연루된 것을 묶어 연대서명을 통해 의장단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의원 6명은 동료의원들이 경찰서장으로부터 모욕을 당한데 대해 정의장이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조문관의원 음주사건과 박부의장의 도박사건도 처리하지 않았다며 9개항에 달하는 불신임 이유를 내세웠다.



의원들은 또 이를 이유로 지난 12월 2일 의회소집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정세영의장은 그러나 지난 5일부터 열린 정례회에서 불신임안을 직권반려했으며 의원들은 여기에 불복, 또다시 불신임안을 재작성해 제출했다.



이에 의장단도 서명의원들에 대한 비리조사에 착수하는 등 반격에 나서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의장단은 농사를 짓는 의원 2명이 농업기술센터로부터 못자리와 농기구를 지원받은 문제와 모의원의 동생이 운영하는 건설회사에 수의계약이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집행부에 자료를 요구하는 역공을 펼쳤다.



또 이같은 사실이 언론에 보도됨으로써 검찰이 내사에 착수, 의장단 불신임안을 제출한 의원들이 오히려 수세에 몰리기 시작했다. 게다가 항간에는 모의원에 대해 이미 검찰이 내사를 끝내고 비리사실을 확보했다는 소문이 떠도는 등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번졌다.



△정상화 전망=시민들의 많은 관심속에 지난 23일 열린 양산시의회 정례회에서 다급해진 의장단과 의원들은 결국 사과성 발언과 신상발언을 한 뒤 서로 손을 잡고 화해의 몸짓을 연출, 사태가 일단락 됐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알렸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중에는 의원들의 멋쩍은 몸짓에 분노를 느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치졸한 감투싸움을 벌이다 수사기관의 내사가 시작되자 이를 봉합하기 위해 제스처를 취했다는 것이다.



한편 양산시의회는 이번 사태로 체면을 구긴 것은 물론 입지가 좁아지는 현상도 피할 수 없게 됐다. 또한 2000년 마지막 정례회에서 예산심의를 제외하고는 집행부 사업에 대한 검토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결국 이같은 파행이 초래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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