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 캐럴이 울려퍼지는 크리스마스 이브날. 정맥에서 크리스마스 이브를 만끽하려는 정맥꾼 ‘막내들’이 10구간 트레킹에 참여해 대견했다.



정영오(45·부동산월드)씨의 두 아들 한슬(15·마산해운중3)군과 한힘(12·마산월포초교6)군, 그리고 황원호 기자의 아들 인준(11·마산월영초교5)군. 아직은 친구와 컴퓨터게임이 좋고, 노는 것이 즐거울 아이들이 낙남정맥을 ‘느끼려’ 동행한 것에 자꾸 눈길이 갔다. 더욱이 이 세 명은 힘들단 말 한마디 없이 묵직하게, 어른들과 똑같이 정맥을 탔다.



마지막 발산재로 내려서는 내리막에서야 “여기만 내려가면 돼요· 정말로요·”라고 다짐을 받는 인준군과 발산재휴게소에 닿아 정맥을 타보니까 어떠냐는 질문에 “힘들어요”라고 짧게 내뱉는 한슬·한힘 형제.



지난 10월 아빠와 함께 경주서 열린 동아마라톤에 참여한 한슬군은 얼마전 치른 고입선발시험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듯했으나 정맥을 타서 그런지 뽀얀 얼굴이 불그레 물들어 더 미남이 됐다. 듬직하고 말수가 적은 한힘군은 오락과 축구를 즐긴다며 “약속이 없어서 산에 왔어요”라고 무뚝뚝하게 말했다.



인준군은 “햇빛을 받으면 주황색으로 변해요”라고 염색한 머리를 자랑하면서 “히말라야 등반에 성공한 아저씨(송재득씨)의 사인을 받아 친구들에게 뽐내니까 좋고, 정맥 타는 날이 되면 그냥 가고싶다”고 말했다.



낙남정맥이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지만 정맥을 타면서 남다른 꿈을 키워가는 희망의 정맥꾼 ‘막내들’에게 갈채를 보낸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