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도 먹고 ‘나이’ 도 먹고


서양의 명절인 크리스마스가 이제는 우리의 생활에 아주 뿌리깊게 자리를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거리마다 크리스마스 캐럴이 흘러나옵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들떠 우리고유의 절식인 ‘동지’를 잊고 지내는 건 아닌지요. 오는 22일이 동지지요. 옛사람들은 이 동지를 기점으로 태양이 사(死)로부터 부활하는 것으로 생각하여 명절로 삼았고, 새해의 ‘원단(元旦)’으로 생각해 이날은 ‘아세(亞歲)’라고 하기도 하고 ‘작은 설’이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동지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팥죽을 들 수 있습니다. 팥죽에는 찹쌀가루를 반죽하여 동그랗게 구슬처럼 빚은 새알심을 넣는데 나이수대로 새알심을 넣어 먹기도 하지요.
팥은 우리나라에서는 쌀과 콩 다음으로 꼽는 오곡 중의 하나이지요. 팥에는 탄수화물이 약 50% 함유되어 있고, 섬유질도 4%나 차지하고 있어 변비치료에도 좋습니다. 단백질은 20%로 필수아미노산인 라이신과 트립토판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특히 비타민 B1의 함량이 곡류 중에서 가장 많아 쌀밥에 부족한 비타민 B1을 보충해 줄 수 있습니다. 비타민 B1의 주된 기능은 우리 몸에서 당질이 에너지로 잘 사용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으로 이것이 부족하면 혈액산성증을 유발되기도 합니다. 알코올 중독자에게서 비타민 B1 결핍이 흔히 나타나기도 합니다. 지질함량은 적은 편이나 인지질을 24%나 함유하고 있으며 질이 우수한 지방산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팥의 독특한 성분인 사포닌은 거품을 일게 하는 성분으로 기포성이 있으며 이뇨작용이 뛰어나 심장병, 신장병, 각기병으로 부종이 생겼을 때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단 사포닌은 장을 자극하는 성질이 있어 과식하면 설사의 원인이 되기도 하죠. 팥죽은 숙취에도 좋으며 출산 후 젖이 적을 때 유즙 분비량을 많게 하는데도 좋습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동지를 대표하는 음식인 팥을 이용한 요리를 해보는 것이 어떨까 싶네요.

△ 동지팥죽

재료: 붉은팥 300g, 불린 쌀 1과 2분의 1 컵(또는 쌀 1컵), 물 18컵, 소금 1과 2분의 1작은 술, 찹쌀과 쌀을 2대1 분량으로 섞어 물에 불려 가루를 낸 것 2컵, 찬물 4분의 3컵.

만드는 법: 1. 쌀은 씻어서 30분 정도 불린 후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빼고, 팥은 씻어서 냄비에 담고 팥이 잠길 정도로 물을 부어 끓인 뒤 살짝 끓어오르면 물을 따라 버린다. 2. 1에 다시 물 8컵을 부어 1시간 정도 삶는다. 3. 푹 무르게 삶은 팥을 뜨거울 때 주걱으로 으깨고 체에 물 10컵을 조금씩 부어가며 걸러서 껍질은 버리고 앙금은 가라앉힌다. 4. 냄비에 3의 웃물만 부어 끓인다. 5. 4가 끓어오르면 불린 쌀을 넣고 주걱으로 한 번씩 젓는다. 6. 쌀알이 완전히 퍼질 때까지 끓인다. 7. 쌀알이 퍼지면 3의 팥 앙금을 넣어 잘 어우러지게 저으면서 끓인다. 8. 찹쌀과 쌀을 섞어서 가루낸 것에 찬물 씻고 부어 반죽한 다음 지름 1~2cm 정도의 새알심을 동그랗게 빚어 7에 넣는다. 9. 새알심이 익어서 위로 떠오르면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강한 불에 새알심을 넣어야 쉽게 퍼지지 않는다.

△수수팥떡

재료: 멥쌀 10컵(가루로는 20컵), 소금 2큰술, 붉은 팥 6컵, 소금 1큰술

만드는 법: 1. 멥쌀을 3~4 회 깨끗이 씻어 일어서 물에 12 시간 정도 담갔다가 건진 다음, 소금을 넣고 빻아 체에 내려서 고운 가루를 만든다. 수분이 부족하면 물을 뿌리고 손으로 고루 비벼 체에 한 번 더 내린다. 2. 팥은 물을 붓고 삶아 한소끔 끓으면 그 물을 버리고, 다시 팥의 3 배 정도의 찬물을 부어 팥이 무를 때까지 삶는다. 3. 팥이 거의 익으면 물을 따라 내고, 낮은 불에서 뜸을 들인 후, 소금을 넣고 절구나 분마기에 대강 찧어 팥고물을 만든다. 4. 시루에 시루밑을 깔고 팥고물을 뿌린 다음, 멥쌀가루를 4~5 cm 두께로(고사떡이 아닐 경우 3~4㎝) 두둑하게 안치고, 계속해서 팥고물과 멥쌀가루를 번갈아 켜켜이 안쳐서 솥 위에 올린 후, 밀가루로 반죽 한 시루번을 꼭꼭 눌러 붙인다. 5. 베보자기를 물에 적셔 시루 위를 덮고, 센 불에서 찌다가 김이 오르면 15 분 정도를 더 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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