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행 독자생존 포기>



지난 30년간 ‘경남경제의 버티목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경남은행이 지난 11월15일 독자생존 노선을 포기해 지역 경제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경남은행은 지난 9월의 은행경영 평가에서 합격점을 받아 홀로서기에 주력해왔으나 11·3 기업퇴출 발표의 직격탄을 맞고 공적자금의 투입을 요청했다. 정부는 경남은행에 대해 3118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대가로 주식 완전감자 및 174명의 인원감축 등을 요구, 주주와 직원들이 재산상 엄청난 피해를 보는 등 구조조정의 혹독한 시련을 감내해야 했다.



이에 따라 경남은행은 금융겸업화 및 대형화의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결국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적 요구를 되새기게 했다. 그러나 금융구조조정이 은행산업의 경쟁력 강화측면에서 수익성 향상을 위한 대형화 위주로 진행되다보니 지역경제 활성화를 요구하는 상공인 및 노조의 반발을 정부가 어떻게 수렴할지는 변수로 남는다.



<대동주택 퇴출 파문>



올 한해 대동주택은 ‘지옥과 천당’을 동시에 경험했다.



지난 1월21일 최종 부도를 맞은 후 협력업체와 지역 유관기관의 도움으로 공사를 재개하는 등 회생의 의지를 다져오던 대동주택은 올해 11·3 퇴출업체 명단에 포함되면서 그동안 보여온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듯했다.



대동직원들은 당장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직면하게 됐으며, 노조를 중심으로 한 가닥 희망이라도 잡기 위해 또 다시 거리로 나서야 했다. 11월4일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고 9일부터 가두집회 및 거리 선전전이 본격화됐다. 특히 생존을 향한 몸부림이 심해지면서 주택은행과의 공방이 오가기도 했다. 대동에 희망이 전해진 건 주택은행이 창원지법에 제출한 화의취소 신청이 기각된 22일. 결국 대동은 화의조건을 성실하게 이행하기 위해 창원 성주지구와 마산 삼계지구 등 신규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하는 ‘홀로서기’의 과제를 안게 됐다.







<대형 유통업체 진출 러시>



‘빅3’ 백화점의 하나인 신세계백화점 마산점의 개점 이후 도내에는 E마트 진주점,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창원점·김해점, 아람마트 창원점 등 백화점과 할인점 등 대형 유통매장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이들 신생점의 개점으로 대우·대동을 비롯해 LG수퍼·탑마트·농협하나로클럽 등 도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기존점이 맞대응하면서 유통업체들은 가격·지역밀착·문화 등 각종 마케팅을 선보이는 등 매출 선점을 위한 출혈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대형 유통의 미개척지’로 꼽혀온 도내 시장은 점포확장에 혈안이 된 대형 유통업체의 도마 위에 올랐으며, 이들 유통업체는 한해 1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면서 시장을 잠식, 지역 중소유통업체와의 사활논쟁과 함께 셔틀버스 운행을 놓고 치열하게 기싸움을 펼쳤다. 한편 내년에도 유통업계의 ‘공룡’인 롯데쇼핑의 할인점인 마그넷과 롯데백화점 창원점 등이 진출계획을 발표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농가부채 탕감 농민시위>



각종 융자금의 상환기일이 도래하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채에 대한 농민들의 불만이 지난 11월21일 폭발했다. 함안과 의령·거창 등 도내 일선 시·군의 농민들은 보유중인 농기계를 끌고 고속도로를 점거, 정부에 농가부채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곳곳에서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결국 정부는 농가부채특별법 제정의 뜻을 비춤으로써 성난 농심을 달래려 했지만 이번에는 정부안이 농민단체가 요구한 내용과 차이가 심해 농민들의 원성을 샀다. 농민단체는 12월5일 2차 투쟁을 선언, 농기계 반납 및 연체금의 현물납부 형태로 시위를 전개했다.



이후 정부는 당초의 특별법안을 개선하고 마사회를 농림부로 환원하는 등 ‘농심 끌어안기’에 나서고 있지만 농산물 값 하락 등 계속되는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농민들을 달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마산상의 100주년>



마산상공회의소가 올해 5월30일로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마산상의는 마산항 개항으로 일본자본에 의한 경제침탈의 징후가 뚜렷해지자 마산포 객주들이 주축이 돼 ‘마산상호회’를 발족했는데 이것이 오늘의 마산상의의 모태가 됐다.



마산 상호회는 1902년 일본인들의 야욕으로 빚어진 구강장 탈취사건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마산포 주민들의 생활권을 지켜 주었고, 이후 일본의 경제침탈에 적극적으로 맞섰다.



해방 이후 마산상의는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마산화력발전소설치추진위원회를 결성한 것을 비롯해 공전식 전화 설치 건의·열차의 증배차 건의·항만시설개선 건의·마산수출자유지역 설치 건의 등을 통해 지역정비에 나섰다.



또한 지역 기업금융의 활성화를 위해 경남은행 설립·경남투자금융의 창설에 밑거름이 되는 등 지난 100년동안 상의의 역할은 지역경제의 한 중심을 이뤘다.



<상호신용금고 연쇄 영업정지>



‘진승현게이트’로 촉발된 상호신용금고의 예금인출 사태가 경남·울산지역으로 확산되면서 3개 신용금고가 영업정지돼 고객들이 예금을 찾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는 상호신용금고의 대주주인 출자자대출이 금융감독원에 적발되면서 그동안 대주주의 ‘사금고화 우려’가 현실화됐기 때문에 이에 불안한 고객이 예금을 인출해 창녕상호신용금고와 진주 경남상호신용금고가 덩달아 6개월간 영업정지되는 등 유탄을 맞았다.



특히 경남신용금고는 서울 코미트신용금고와의 M&A(인수합병)설이 실패로 끝나자 결국 경남금고의 실적에 불안감을 느낀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지불 불능사태로 문을 닫아 경영의 투명성과 함께 전문화로 틈새시장 구축이 그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한국중공업 민영화>



도내에 본사를 둔 한국중공업이 공기업으로 전환된 후 20년만에 민영화됐다.



지난 12월12일 한중인수에 대한 입찰 결과, 두산이 한중의 새 주인으로 결정됐다. 두산은 낙찰 이후 지난 19일 산업은행 보유 한중 지분 36%에 대한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민영화와 관련, 지난해 노조가 48일간 파업을 벌이는 등 갈등을 빚어왔던 한중은 그동안 국내 발전설비 전문업체로 국내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해 온 기술력으로 해외수주량이 올해 50%를 넘어서는 등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공기업.



그러나 연내 민영화가 마무리된 한중은 민영화를 계기로 공기업의 경직된 경영시스템을 바꿔 더욱 알찬 경영으로 해외시장 개척의 발판을 삼게 됐다.



새주인이 된 두산은 향후 노조와의 파트너십을 발휘할 것으로 보여 안정된 경영을 바탕으로 세계 일류기업으로 도약이 기대되고 있다.



<기업 M&A 열풍>



M&A 열풍이 도내 금융권 및 일반기업에 휘몰아쳤다.



거창 한일상호신용금고가 거창 신씨 출신의 기업인을 새주인으로 맞아 아림금고로 새출발한데 이어 경은상호신용금고는 경남은행에서 동환산업으로 대주주가 변경됐다.



화승그룹 계열사인 양산의 화승강업이 대신증권 출신의 이영웅씨를 대주주로 맞아 테크원으로 사명을 바꾼데다 정보통신 및 인터넷기업으로 변신을 도모하고 있으며, 한국케이블 TV 경남방송이 제일제당을 대주주로 영입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또 법정관리중인 삼양광학이 폴스타를 대주주로 맞아 그동안 부진을 털고 IMT 2000 등의 새로운 수익창출을 덧붙이면서 제2의 비상을 예약해두고 있다. 이같은 M&A는 서로의 필요한 부분을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기업가치 상승을 통한 모두에게 시너지 효과가 창출된다는 점에서 내년에도 열풍이 불 전망이다.



<대우차 부도처리>



대우자동차가 지난 11월 8일 최종부도 처리됐다. 마티즈를 비롯해 다마스 등 대부분 경차를 생산하는 대우차 창원공장은 부평 본사와 군산 공장과 달리 조업중단이란 극한의 상황까지 내 몰리지는 않았지만 최종부도가 나면서부터 도내 협력업체의 자금난이 시작, 연말을 고비로 연쇄도산의 우려를 낳았다.



이에 따라 창원공장 노조를 중심으로 전직원과 협력업체 가족 4000여명은 지난 6일 창원 중앙체육공원에서 대규모 집회를 갖고 관계기관에 협조를 요청하는 등 창원공장살리기에 적극 나섰다.



그러나 노조가 새로운 구조조정안을 제시하는 등 대우차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포드의 대우차 인수 포기에 이어 대우차 인수에 관심을 보여 온 GM은 관망하는 자세로 일관하고 있어 향후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대우차 창원공장은 노조원 및 협력업체가 나서 창원공장 정상화에 지역민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노키아 매출규모, 30대기업 진입>



마산자유무역지역의 핀란드 출자기업인 노키아TMC(회장 이재욱)가 외국인투자기업으로는 전국 처음으로 30대 기업에 진입이 확실시돼 화제가 됐다.



지난 11월16일 20억달러라는 사상 초유의 수출실적을 기록한 노키아TMC는 27일 현재 지난해 연간 수출실적인 14억달러보다 10억달러(171%) 증가한 24억달러를 기록,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휴대전화생산 전문기업.



또 노키아TMC 한국법인은 올 매출이 2조7000억원에 달해 외국인투자회사로는 국내 처음으로 30대 기업(제조업 기준)에 진입이 확실시 되고 있다. 노키아TMC는 현재 설립중인 중국 현지법인 등의 공장을 제외한 세계 8개 해외법인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가장 매출 규모가 큰 회사다. 이 회사는 모든 직원이 주인의식으로 무장한 ‘신바람 경영’을 바탕으로 내년 30억 달러 수출을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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